“제 플레이에만 집중하면 조만간 시즌 네 번째 우승이 찾아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오랫동안 ‘신흥 대세’로 불렸는데, 올해는 앞의 두 글자를 떼내고 싶어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대상(344점), 상금(8억3003만원), 다승(3승) 등 3개 부문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이예원(22)은 최근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올해는 단독 다승왕에 오르는 게 목표”라며 이렇게 말했다. 시즌 상반기를 지배한 이예원은 “좋은 흐름을 하반기에도 이어갈 수 있도록 휴식기에 체력을 보완하고 흐트러진 부분을 바로 잡고 있다”며 “올해는 4승을 넘어 5승까지 질주해 목표를 꼭 달성하고 싶다”고 했다.
◇다시 한번 ‘예원 천하’
2022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이예원 그해 우승 한번 없이 신인왕에 올랐다. 이예원의 진가는 2년차 때부터 나타났다. 2023시즌 세 번이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그는 대상과 상금왕, 최저타수상 등 3관왕에 오르며 신흥 대세라는 별명이 붙었다. KLPGA투어에서 ‘대세’로 불리는 박민지(통산 19승)의 뒤를 이을 재목이라는 의미였다.
이예원은 지난 시즌에도 3승을 달성했지만 결과적으로 아쉬움이 컸다. 상반기에만 3승을 쓸어 담은 뒤 하반기에는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면서 대상과 상금왕 등 주요 타이틀 경쟁에서 밀렸다. 그가 연말 시상식에서 받은 상은 5명이 공동 수상한 다승왕 하나였다. 이예원은 “하반기에 성적이 좋지 않은 건 아니었는데 체력적으로 지친 것 같다”며 “상반기보다 집중력이 부족했던 게 문제였다”고 돌아봤다.
이예원은 올 시즌 다시 한번 ‘예원 천하’를 활짝 열어젖힌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 4월 국내 개막전인 두산건설위브챔피언십에서 시즌 첫 승을 챙기더니 다음달 NH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과 두산매치플레이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일찌감치 3승을 신고했다.
대상과 상금 등 주요 부문에서 1위를 질주하는 이예원은 “상반기 성적은 동계 훈련을 얼마나 착실하게 준비했는지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며 “작년에 부족했던 체력을 중심으로 모든 부분을 철저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예원은 “작년과 같이 하반기에 힘을 못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 전지훈련 2개월 동안 매일 아침저녁으로 단백질이 포함된 미숫가루를 먹으며 체중을 3㎏가량 늘린 효과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미숫가루를 부지런히 챙겨 먹는다는 그는 “작년보다 확실히 페이스가 좋다”며 “휴식기를 통해 스윙과 퍼팅 등 부족한 부분을 가다듬어 개인 한 시즌 최다승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최다상금 기록 깰 것”
KLPGA투어는 지난 13일 막을 내린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을 끝으로 2주간 짧은 휴식기에 들어갔다. 아직 상반기 일정이 끝난 건 아니다. 오는 31일부터 나흘간 강원 원주 오로라골프&리조트에서 열리는 오로라월드레이디스챔피언십이 상반기 마지막 대회로 펼쳐진다. 이 대회에서 시즌 4승째이자 통산 10승에 도전하는 이예원은 “상반기 마지막 일정으로 열리는 대회지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예원이 올 시즌 4승 이상을 올려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의 또 다른 목표인 KLPGA투어 한 시즌 최다상금 기록 경신을 위해서다. 현재 최고 기록은 박민지가 2021년 벌어들인 15억2137만원이다. 이예원은 2023년 14억2481만원을 벌어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 이예원은 “2년 전에도 도전한 기록인데 올해는 꼭 새 기록을 만들고 싶다”며 “올해 목표한 바를 다 이룬다면 ‘진짜 대세’로 불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