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혐의를 부인해왔던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결심공판에서도 억지 논리로 계엄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철학자 몽테스키외까지 소환해 그가 주창한 삼권분립에 따라 행정부 수반의 계엄 선포는 사법부가 따질 사안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하지만 군경을 동원해 국회와 법원을 무력화시키는 것이야말로 삼권분립 파괴 행위다. 변호인들은 지동설을 설파하다 박해받았던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거론하며 “다수가 언제나 진실을 말하진 않는다”고도 했다. 계엄이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대다수 국민이 무지몽매하다는 말인가. 윤 전 대통령이 갈릴레이 같은 위인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윤 전 대통령 측은 야당의 전횡과 부정선거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 헌정질서에 미칠 파급효과가 가장 작은 수단으로 계엄을 택한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런 궁색한 주장이 6시간 넘게 이어지는데도 거의 제지하지 않았다. 앞서 9일 결심공판에서도 재판부의 묵인 속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변호인들은 8시간 넘게 혐의와 무관한 주장을 하면서 시간을 끌었다. 이 같은 초유의 ‘법정 필리버스터’로 결심공판이 추가로 잡히는 일까지 있었다. 변호인들은 서둘러 달라는 특검의 요구에 “혀가 짧아서 말을 빨리 못 한다”고 해놓고는 재판 후 유튜브에 나가선 “자랑스러운 투사” “우리가 시간을 확보해줘 대통령 변호인단이 매우 감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의로 재판을 지연시켰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내란 사건 재판은 무너진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엄중한 절차다. 더구나 결심공판은 윤 전 대통령이 국민 앞에 반성하고 사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은 그런 자리마저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정치적 무대로 활용했다. 씁쓸하고도 안타까운 일이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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