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지난달 30일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등을 증인으로 불러 청문회를 열었지만 맹탕으로 끝났다. 이번 청문회는 홍 전 감독 등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불공정 특혜가 있었는지, 그간 축구협회의 운영에 위법과 폐해가 있었는지 그 실체를 밝히는 데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청문위원으로 나선 국회의원들 상당수가 던진 질문의 수준은 그와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 의원들은 청문회의 핵심 현안과 상관없는 엉뚱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김진규 전 대표팀 코치에게 왜 남아공전에서 손흥민·이재성 선수를 출전시키지 않았느냐, 왜 남아공전에서 졌느냐 같은 질문을 반복했다.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대표팀의 월드컵 32강 탈락과 관련해 정부가 제대로 노력하지 않았다는 반성이 없다며 뜬금없는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심지어 청문위원이 물밑에선 청문회에 나온 증인에게 더 신경 써주지 못했다고 사과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은 청문회 오후 질의가 시작되기 직전 정몽규 전 회장에게 “어제 정 선배님한테서 연락받았습니다. 더 잘 배려해드려야 하는데 송구합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잡혔다. 정 전 회장은 홍 전 감독, 그 전임인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선정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이를 파고들어야 할 청문위원이 청문회 도중 의혹의 당사자에게 ‘봐주기’로 해석될 수 있는 문자를 보낸 것 자체가 부적절한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청문회가 제대로 진행될 리 없었다. 의원들의 질의는 2년 전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이미 다뤘던 내용을 반복하는 재탕에 그쳤다. 의원들은 대표팀 감독 임명 절차를 둘러싼 의혹 등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호통만 쳤다. 정 전 회장은 ‘16강 이상 갔으면 청문회가 없었을 것’, 홍 전 감독은 ‘불공정 선임 여부는 나는 모른다’ 같은 책임 회피성 주장만 되풀이했다. 월드컵에서 조기 탈락한 대표팀의 졸전 못지않게 보는 이들의 화를 돋운 청문회였다. 사설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우병탁의 절세통통(㪌通) 부동산 빨간펜 K-TECH 글로벌 리더스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사설]“왜 졌냐” “배려해 드려야 하는데”… 화 더 돋운 축구협회 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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