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는 앞으로 10년간 당해 영업이익의 10.5%를 재원으로 반도체 부문에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기존의 초과이익성과급(OPI)까지 고려하면 연간 영업이익의 12%가 성과급 재원이 된다. 노사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반도체와 비반도체 사이의 성과급 격차, 반도체 내 적자 사업부에 대한 보상 문제 등을 둘러싼 노노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영업이익에 기반한 성과급에 합의하면서 유사한 요구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커졌다. 하투(夏鬪)를 앞둔 주요 대기업 노조들은 이미 회사 이익을 성과급으로 우선 분배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창사 후 첫 파업에 나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업이익의 20%, 최근 파업 찬반 투표가 가결된 카카오는 최대 15%를 요구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들도 원청과 같은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이 관행이 되면 기업엔 심각한 부담이 된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영업이익을 최우선적으로 연구개발(R&D)과 설비에 투자해야 하는데,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떼놓아야 한다면 그만큼 투자와 고용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주주들과의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금도 떼기 전 영업이익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도 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성과급 제도화가 통상임금 갈등으로 비화되면 한국 제조업의 고비용 구조를 더 고착화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삼성전자 파업 위기는 간신히 한숨을 돌렸지만 산업계 전반에 드리운 먹구름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해 해외 주요 기업들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번 돈을 모조리 쏟아붓는 상황에서, 한국만 투자를 뒤로 미루고 이익 배분에만 골몰하고 있을 순 없다. 무리한 분배 요구와 사회적 갈등을 방치하다간 자칫 국가 경제력을 훼손하는 ‘망국병’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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