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 뉴스1 비급여 진료가 필수 의료 의사 이탈을 부른 데 이어, 수익이 나는 진료 과목으로 의사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동네 의원의 진료 과목 26개 중 해당 과가 아닌 타과 전문의(醫) 비율이 가장 높은 과는 영상의학과(21.2%)였다. 이어 정형외과(19.3%), 신경외과(18.1%) 순이었다. 타과 전문의의 비율이 높은 영상의학과, 정형외과 등은 전형적인 ‘저위험·고수익’ 비급여 진료 중심 과목들이다. 건강보험 수가와 진료비 심사로 정부가 통제하는 급여 진료와 달리, 비급여 진료는 가격과 횟수를 병의원이 자율적으로 정한다. 이런 구조로 인해 실손보험이 일반화하면서 비급여 진료가 걷잡을 수 없이 팽창했다. 지난해 3월 기준 비급여 진료비 1위는 도수치료(1213억 원), 2위는 체외충격파 치료(753억 원)였다. 척추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검사 비용 역시 상위권을 차지했다. 비급여 진료가 의료 시스템 자체를 왜곡시키고 있는 것이다. 도수치료만 하는 정형외과, 레이저 시술만 하는 피부과, 검사만 하는 영상의학과가 늘어나면 정작 아플 때는 갈 곳이 없게 된다.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에 종사하던 의사들은 밤낮이 없는 근무 강도와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부담 때문에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고위험 진료에 대한 보상은 턱없이 낮은데, 비급여 진료로 쉽게 돈을 버는 동료 의사들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도 클 것이다. 이들은 응급실을 떠나 보톡스를 놓고, 수술실을 떠나 통증 치료를 하고 있다. 정부가 필수 의료 수가를 인상하고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는 등 필수 의료 대책을 내놓았지만 ‘비급여 블랙홀’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다. 비급여 진료 과목에는 의사가 넘쳐 나지만 지역 병원과 필수 의료 과목에서는 연봉 수억 원을 제시해도 의사를 구할 수가 없다. 필수 의료의 보상을 비급여 시장만큼 늘리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경제적 보상을 늘린다고 즉각 해결될 일도 아니다. 의료계도 정부와 함께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지난해 국민 의료비가 225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불필요한 비급여 진료를 자제하지 않으면 의료비 부담이 폭증해 지금의 의료 시스템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사설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허진석의 톡톡 스타트업 김영민의 본다는 것은 이헌재의 인...
[사설]영상의학-정형외과 20%는 타과 전문의… ‘필수의료 블랙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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