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직도 ‘반탄’ ‘신당’ ‘韓등판설’ 수렁에서 헤매는 국힘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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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8명의 후보가 2개 조로 나뉘어 1차 토론을 마쳤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공격이나 12·3 계엄 및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상호 공방만 오갔을 뿐 눈에 띄는 미래 구상이나 관심 공약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자기 당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에 나설 대표 주자를 뽑는 경선이지만 여전히 ‘반탄’ 수렁에서 헤매고 있는 것이다.

19, 20일 경선 토론에서 김문수 후보는 “정직한 나만이 거짓과 부패를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고, 홍준표 후보는 “비양심과 패륜의 나라를 막아야 한다”고 외쳤다. 한동훈 후보는 “위험한 사람의 괴물 정권이 나라 망치는 걸 막아야 한다”고 했다. 지지율이 앞서는 상대 당 후보 공격은 불가피하다지만, 한때 집권 여당이었던 국민의힘 후보들이 ‘반이’ 구호만으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 놓고 열성 당원들의 표심을 의식한 듯 토론 내내 계엄과 탄핵을 놓고 거친 언사를 주고받았다. 홍 후보는 계엄에 대해 “2시간 해프닝”이라고 했고, 나경원 후보는 “한동훈 당시 대표가 탄핵을 선동해 이 지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탄핵 찬성파였던 한 후보는 “우리 당 대통령이 했더라도 계엄은 불법”이라고 반박했고, 안철수 후보도 “탄핵 반대 후보는 필패”라고 맞섰다.

그사이 당 밖에선 황당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19일 ‘윤 어게인(Yoon Again)’ 신당을 추진하려던 40대 변호사 2명을 불러 식사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아버지처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외신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여전히 “아직 결정 못 했다. 노 코멘트”라고 했다. 반탄 시위를 주도했던 전광훈 목사는 “내가 대통령이 돼 윤석열을 통일 대통령으로 복귀시키겠다” “국민의힘 후보 8명을 절대 당선시키지 않겠다” 등의 주장을 늘어놓고 있다.

국민의힘 경선은 ‘도토리 키 재기’ 공방에 머물러 있고, 당 밖에선 전직 대통령과 현직 대통령 권한대행이 각각 신당이네 대선 등판이네 하고 있고, 아스팔트 극우 세력을 이끄는 어느 목사는 자신이 직접 대선 출마를 할 것이라고 한다. 이래서야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맞설 변변한 보수 후보가 나올 수는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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