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심의 경고 인정한다면서 집안싸움만 요란한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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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당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1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정청래 당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1주년 기념 세미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11일 비공개로 연 의원총회에선 6·3 지방선거 책임론을 둘러싸고 정청래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정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셋째도 단결”이라고 강조했지만, 지방선거에서 예상보다 부진했던 원인과 공천·경선 관리에 대한 의원들의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일부 의원들은 “정부의 성공과 신뢰 회복을 위해선 속히 물러나야 한다”며 정 대표 면전에서 대표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런 여당의 집안싸움은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닌 것 같은 어정쩡한 선거 결과 이후 그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이 두 달 뒤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다툼으로 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길 곳을 졌다, 또 이겨야 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는데, 그것이 곧바로 정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정 대표는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뼈 있는 발언을 하면서 당내 친명계와 친청계 간 설전이 가열됐다.

나아가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출국장에 늘 나오던 정 대표는 안 보이고 차기 당권 주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나온 것과 맞물리면서 당내 갈등 기류는 커졌다. 그 와중에 당 대변인이 “윤석열이 당 대표를 찍어내려 한다고 비판했는데 대통령이 지금 그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가 사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선거 결과의 책임은 우선 여당과 지도부에 있을 수 있지만 포괄적으론 대통령과 정부를 포함한 여권에 있다. 선거 결과를 두고선 온갖 공학적 분석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엔 누가 얼마나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그에 부응했는지 아니면 거슬렀는지로 판가름 난다. 민심은 여당인 민주당에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이길 곳, 이겨야 할 곳에서 패배한 이유다.

지금은 여당이 집안싸움이나 할 때가 아니다. 당장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어처구니없는 국민 참정권 훼손 사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대외적 파고에 출렁이는 우리 경제와 국민 민생도 잠시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민심의 경고 앞에 더욱 낮은 자세를 약속한 만큼 그간의 오만과 독선을 털어내고 민생과 통합을 위한 정치부터 서둘러 복원해야 한다. 집권 1년 만에 시험대에 든 정부 여당에 그보다 더 급한 일도 더 중한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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