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가 오폭 이어 무인기 사고… 훈련·작전 때마다 가슴 졸일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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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의 대북 정찰용 무인기가 비행장에 착륙하다 지상의 군 헬기를 들이받아 무인기와 헬기 모두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완전히 불탔다. 공군 전투기의 민간 마을 오폭으로 주민 등 31명이 다치고 주택 142가구가 파손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11일 만에 또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이번 사고는 육군이 운용하는 대형 무인기 ‘헤론’ 1대가 그제 경기 양주시 육군 비행장에 착륙한 직후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꿔 경로를 이탈하면서 일어났다. 감시 정찰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무인기가 비행장에 서 있던 기동헬기 ‘수리온’ 1대와 그대로 충돌하는 바람에 헬기와 무인기를 합쳐 230억 원가량 피해가 발생했다. 10km 상공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정찰하는 이 무인기는 이스라엘에서 도입한 3기 중 하나다. 1기는 지난해 11월 북한의 GPS 교란 공격으로 추락했고 다른 1기는 고장으로 해외에서 정비 중이었는데 남은 1기마저 전소돼 NLL 일대 감시 정찰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지만 헬기에 탑승자가 있었거나 주변에 군인들이 있었다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그런데도 육군은 사고 하루 뒤인 어제도 사고 원인을 정확히 밝히지 못했다. 사고 전후 북한의 GPS 교란은 없었고 착륙 장치 고장, 무인기 조종 미숙으로 인한 조작 오류 등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군 수뇌부 공백 속에서 이런 사고가 반복되는 것 자체가 느슨해진 군 기강의 총체적 난맥상을 드러낸다. 군은 원인은 물론이고 누가 어떤 책임이 있는지, 관행에 기댄 무사안일주의와 안전 불감증은 없었는지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군 지휘부부터 정신 차리고 재발 방지에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군 작전·훈련 때마다 국민들이 불안에 떨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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