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검은 지난달 수사를 마무리하며 윤 전 대통령이 정적들을 제거해 권력을 독점하고 김건희 여사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계엄을 선포했다는 판단을 밝혔다. 취임 후 1년 반도 안 된 2023년 10월부터 계엄에 대비한 군 인사를 단행하는 등 준비를 본격화했고, 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 도발을 유도하는 위험천만한 일을 벌였다는 게 특검의 수사 결과다.
이처럼 중대한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은 재판에 16차례나 나오지 않았다. 자신을 구치소에서 나오게 해 달라며 법원에 청구한 구속적부심이나 보석 심문에만 선택적으로 출석하는 ‘법 기술자’ 같은 모습을 보였다. 넉 달 만에 재판에 나와서는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빴다. 의원들 끌어내란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윤 전 대통령의 거듭된 부인에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은 “이 말까진 안 하려 했는데 당신이 한동훈을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폭탄 발언을 했다.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으로부턴 “피고인,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건 아니죠”란 말까지 들었다. 며칠 전 공판에선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때 아무도 계엄의 역풍을 경고하지 않았다며 국무위원들 탓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과정 내내 경고성 계엄 주장을 반복했다. 이는 계엄이 인명 피해 없이 몇 시간 만에 해제된 것을 마치 자신이 처음부터 의도했던 것처럼 포장하는 궤변에 불과하다. 경고 목적이었다면 왜 국회 문을 부수고라도 들어가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으며, 왜 국회 자금을 막고 비상입법기구 예산을 편성하라고 지시한 것인가. 유혈 사태가 빚어지지 않은 건 헌법재판소 지적대로 국민들의 저항과 군인들의 소극적 임무 수행 덕분이었다. 윤 전 대통령의 형사 책임을 덜어주는 사유가 될 수는 없다.12·3 계엄이 명백한 위헌·위법이라는 건 지난해 4월 헌재에서 이미 만장일치로 결론이 났다.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은 계엄 후 1년이 지나도록 단 한 번도 반성하거나 제대로 사과한 적이 없다. 정상 참작의 기회조차 스스로 포기해 버린 듯한 윤 전 대통령이 13일 최후진술에서라도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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