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년 의대 490명 늘어… 증원은 의료개혁의 시작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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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증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2027년부터 5년간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 규모로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 증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는 2027년부터 5년간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 규모로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내년 의대 정원이 490명 늘어난 3548명으로 확정됐다.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는 10일 2027∼2031년 5년간 의대 정원을 3342명 늘리기로 했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증원 규모를 늘려 공공의대, 지역의대가 설립되는 2030년부터는 기존 정원보다 연간 813명을 더 선발할 방침이다. 증원 인원은 모두 지역에서 10년간 의무적으로 일하는 지역의사제로 선발하고, 서울을 제외한 지역 국립대와 정원 50명 이내 ‘미니 의대’에 주로 배분한다. 이로써 2024년 2월 윤석열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을 발표하면서 초래됐던 의정(醫政) 갈등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인구 1000명당 의사(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 수는 서울 1.28명인 반면 경북, 충남, 전남 등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의대 증원은 당초 필수·지역 의료 공백을 해소하자는 취지였지만 의정 갈등 장기화로 필수 의료 의사가 병원을 떠나고, 지역 의사가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그 결과, 지역 간 의료 격차가 더욱 심화됐다. 지난 정부의 실패를 교훈 삼아 이번 정부는 의료계가 과반수로 참여한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를 꾸려 의대 정원을 논의했고, 보정심은 이를 바탕으로 의대 교육 여건을 반영해 증원 규모를 확정한 것이다.

의료계는 내년 의대 490명 증원 결정에 곧바로 유감을 표시했다. 2024, 2025학번 ‘더블링’ 수업을 받는 의대 교육 여건과 인공지능(AI) 의사 등 변수를 고려해 증원 규모가 축소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대 교육 부실화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필수 의료 의사는 맥이 끊길 지경이고, 지역 의사는 아무리 연봉을 올려도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더욱이 이번 방안은 지역 의사만 늘리는 부분 증원이다. 무작정 증원을 미뤄야 한다는 의료계 주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 들릴 뿐이다.

의대 증원은 의료 개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역 병원은 인력과 시설이 열악하다 보니 근무 강도가 높고 의료 사고 부담이 크다. 이런 현실을 바꾸지 않으면 지역의사제가 정착하기 어렵다. 지역 의사의 수련과 경력 개발을 돕고 정주 여건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의대 교육 지원 방안도 착실히 실행돼야 한다. 2024년에도 의대 교육 지원 방안이 발표됐지만 증원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가 지체된 곳이 많았다. 의대생 수백 명이 한꺼번에 수업을 듣고, 해부 실습이 구경만 하는 ‘관광 실습’처럼 되는 곳도 있다고 한다.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결정된 의대 증원이다. 반드시 지역·필수 의료 소생의 계기가 되도록 산적한 후속 과제를 차분히 풀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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