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호 공격 주체에 대한 정부의 신중한 자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정황은 이란 측을 가리키고 있다. 당장 우리 정부가 이번 발표에 앞서 주한 이란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설명한 것은 이란 측 소행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간 이란에선 언론과 군 당국, 주한 이란대사관이 엇갈린 목소리를 냈다. 이란 국영TV는 “해상 규정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보도했으나 주한 이란대사관은 즉각 이란군의 연루를 부인한 바 있다.
1차 조사 결과 우리 선박을 타깃으로 삼은 의도적 공격으로 드러난 만큼 공격 주체와 무기를 특정하기 위한 정밀 조사는 필수적이다. 수거된 비행체 잔해 분석을 통해 그게 자폭 드론인지 순항미사일인지, 나아가 공격의 주체가 이란군인지 혁명수비대인지 친이란 무장세력인지 가려낼 필요가 있다. 발뺌 못 할 증거를 토대로 해야 외교적 규탄에 힘이 실리고 재발 방지 등 책임 있는 행동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대응 수위는 모든 상황을 종합한 전략적 판단 아래 결정돼야 한다. 조사 결과에 따른 원칙적 비례적 대응을 하되 나무호를 포함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한국 선박 26척과 한국인 선원 160명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 생존을 건 전쟁을 하는 이란이다. 자칫 과도한 조치는 우리 선박과 선원을 이란의 무차별적 공격 위험에 노출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자국 선박이 피격당한 프랑스와 중국도 군사적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정부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에도 주이란 대사관을 유지하고 외교부 장관 특사를 파견하는 등 대이란 외교에 공을 들여 왔다. 아울러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 통행을 위한 영국·프랑스 주도의 다국적 협력 구상에 참여하면서 미국 중심의 해양자유연합(MFC) 참여도 조심스럽게 검토해 왔다. 대이란 막후 교섭과 한미 간 동맹 공조, 국제사회와의 연대 노력까지 총력전을 벌이며 난제를 풀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우리 외교가 진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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