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 원내대표는 이번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장동혁 지도부의 일원이었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한 한남동 관저 시위에 참여했던 친윤 핵심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선거 참패 일주일 만에 지도부 ‘투 톱’의 한 축인 원내 사령탑에 올랐다. 지방선거 결과는 1년 반 넘게 불법 계엄의 굴레에 갇혀 있는 지리멸렬한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주류인 친윤 세력은 끝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져야 할 인물에게 원내 수장의 역할을 맡겼다.
정 원내대표는 당선 뒤 당내에서 분열과 대립이 있어선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장 대표에게 선거 참패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당내의 요구를 분열이나 대립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분열은 안 된다’는 주장은 장 대표가 절윤에 미온적인 자신에 대한 당내 비판으로 궁지에 몰릴 때마다 그 목소리를 막는 구실로 삼아 온 것이기도 하다.
더욱이 장 대표는 지방선거 패배 이후 지금까지 당의 쇄신 방향을 논의할 회의나 의원총회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 그 대신 윤 전 대통령을 추종하는 극단적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전면 재선거 요구를 되풀이하고 있다. 이는 불과 3개월 전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윤 어게인 세력과 선을 긋겠다고 선언한 결의문에도 역행하는 것이다.이날 정 원내대표는 ‘도로 친윤당’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오직 민심만 받들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정 원내대표부터 당장 ‘장동혁 당권파’의 좁은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장 대표에게 더 이상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고 요구하면서 철 지난 부정선거 음모론을 반복하는 행태에도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예전처럼 장 대표의 퇴행을 방관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따르겠다는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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