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정기획위 출범… 과잉-비현실 걷어내고 5년 밑그림 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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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할 국정기획위원회 출범식이 열린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이한주 위원장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등 참석자들이 현판식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재명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할 국정기획위원회 출범식이 열린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이한주 위원장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등 참석자들이 현판식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재명 정부 5년의 청사진을 제시할 국정기획위원회가 16일 공식 출범했다. 조기 대선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임기를 시작한 새 정부의 국정 방향과 목표를 수립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 때 비슷한 역할을 했던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비교하면 인원이 34명에서 55명으로 크게 늘었고, 조직 명칭에서 ‘자문’이란 단어를 뺐다.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국정 로드맵을 짜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국정기획위는 과도하게 집중된 기능과 권한을 과감히 분산·재배치하고,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정부 구조를 재설계한다는 기본 방향을 설정했다. 기획재정부 기능 분산,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포함하는 이 대통령의 정부조직 개편 구상을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완성도 높은 안으로 선보이겠다고 했다.

국정기획위는 앞으로 60일 동안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한 247개 세부과제를 추려 100대 국정과제를 확정한다. 이 과정에서 재원조달 방안과 부작용을 철저히 분석해 공약의 거품을 제거해야 한다. 대선 공약을 모두 이행하려면 5년간 210조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데, 날로 악화하는 재정 여건상 모두 이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윤석열 정부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정부 조직 개편도 시대 변화에 맞춰 추진해야 하지만, 단순히 기존 부처 쪼개기나 합치기 식에 그치지 말고 분명한 목표와 비전 아래 효율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

지난 정부 인수위들의 실패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국정기획위의 내부 기강도 다잡아야 할 것이다. 과거 인수위들은 초기에 성과를 내겠다는 과욕과 조급함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가 많았다. 공무원들을 상대로 고압적인 행태를 보이거나 업무보고를 거부하는 등 ‘점령군’처럼 행세하기도 했다. 정권 주도권을 놓고 내부 다툼을 벌이거나 설익은 정책을 내놨다가 국정 혼선을 부추기는 경우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실용·통합 행보에 나서고 있다. 취임 첫날 ‘비상경제점검 TF’를 가동하고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을 만나는 등 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대통령의 국정 방향과 맞춰 국정기획위도 실용에 무게를 둬야 한다. 갈등의 소지가 큰 정책에 집착하지 말고, 필요하면 과감히 공약을 철회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저성장 탈출을 위한 구조개혁을 비롯해 미래를 내다보는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전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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