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연금 국내주식 비중 30%…출구 전략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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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30%에 근접했다. 작년 말 14.4%이던 보유 한도를 지난달 20.8%로 대폭 늘렸는데도 주가 급등으로 한도를 초과, 주식 리밸런싱(자산 재배분)이 다급해졌다. 리밸런싱 유예 조치도 이달 말로 종료된다. 다음달부터 50조원 규모의 순차적인 주식 매도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기금이 최근 4거래일 동안 1조225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도 보유 비중 조절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50조원의 매물폭탄은 가뜩이나 경계감이 높아진 증시 투자심리를 직격할 수 있다. 38조원(신용융자잔액)어치를 ‘빚내서 투자’ 중인 개미투자자 계좌의 반대매매 등 여러 후폭풍이 우려된다. 매도 분위기에 편승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경우 주가 조정폭은 깊어질 수 있다. 중장기 자산 배분 전략을 무시하고 시장 수급을 조절해온 임기응변식 조치가 한계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그렇다고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를 더 높이는 손쉬운 발상은 위험천만하다. 많은 전문가는 현재 목표치인 20.8%도 과도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경기, 기업 실적, 정책 리스크에 대한 노출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확보라는 국민연금 설립 목적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MSCI지수에서 한국 비중도 1%대 후반에 불과하다.

투자수익률이 좋아 애초 2065년으로 예상되던 기금 소진 시점이 4~7년 늦춰진 것은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평가이익일 뿐이라는 점에서 지금이야말로 리스크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비중 확대 일변도 전략은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을 키운다. 주식 투자를 늘리면서 국채 보유 비중을 낮춘 점이 최근 국고채 금리 급등세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 매도가 늘어날 경우 원화 가치 추가 하락도 불가피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국민연금이 금융시장의 안전판이 아니라 증폭기 기능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을 혹여라도 당장의 증시를 떠받치는 수단이나 환율 방어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세계 3대 연기금이라는 압도적 위상에 걸맞은 유연한 전략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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