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본격적인 대선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어제 의원총회를 열어 주말 새 청취한 지역 민심을 공유하고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 등 조기 대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주 이재명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두관 전 의원 등 당내 후보가 줄줄이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하지만 다가온 대선을 순조롭게 치르는 것보다 국내외에서 몰아닥치는 경제·안보 위기를 극복할 태세를 정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트럼프발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수출전선 불안과 안보 불확실성, 내수 부진에 따른 성장률 추락 등의 문제는 대한민국의 생존 기반을 위협할 정도로 긴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자칫 여야가 죽기 아니면 살기식 선거전에 함몰돼 현재의 어려움을 더 가중하거나 위기 극복의 전기를 놓쳐버리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정국 불안 요소가 모두 수그러든 것도 아니다. 국민이 일상으로 돌아가 정상적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치권의 솔선수범과 안정적 질서, 초당적 협력이 각별하게 중요한 시기다. 특히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대해 “내란당 해산” 등 자극적 언사로 불필요한 정쟁을 야기할 것이 아니라 헌법재판소 탄핵결정문 표현대로 ‘소수 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도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한 대화와 타협’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또 많은 정치 원로와 전문가들이 지적한 대로 이번 계엄·탄핵정국에서 ‘87 헌법체제’의 한계를 다시 한번 확인한 만큼 우원식 국회의장의 ‘개헌·조기 대선 동시 투표’ 제안에도 머리를 맞대고 협의할 필요가 있다. 우 의장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헌법을 통해 작동하게 만드는 것이 (개헌의) 핵심”이라며 “승자독식 위험을 제거하고 권력을 분산하고 국민 통합으로 가기 위해 협치와 협력을 실질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나라가 둘로 쪼개질 정도로 극심한 정치적 갈등을 겪고 있는 실태를 감안할 때 많은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선거 승패를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모든 정당·정파가 힘을 모아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