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기 하방 위험" 경고한 KDI…낙관론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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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를 둘러싼 낙관론이 빠르게 번지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 분석을 보면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1.69% 증가해 주요 22개국 중 1위에 올랐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으로 최하위권까지 밀렸던 흐름에서 급반등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올해 성장률이 2%를 웃돌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 상향 조정을 예고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5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판단을 기존의 ‘완만한 개선’에서 ‘회복세’로 바꾸며 긍정 전환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발 더 나아가 인공지능(AI) 인프라의 구조적 호황이 역대급 초과 세수로 이어지면 ‘국민배당금’으로 국민에게 환원하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배 설계까지 거론할 만큼 경제 낙관론이 뜨겁다.

성장률, 경상수지, 주가지수 등 수치만 보면 자축할 만하다. 하지만 이 모든 지표가 우리 경제가 ‘안전지대’로 들어왔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KDI는 같은 보고서에서 물가 상방 압력과 경기 하방 위험이 동시에 지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원유 수송 차질과 생산 비용 증가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강해지고 있다. 반도체를 제외한 설비와 건설 투자도 부진하다. 무엇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심상찮다. 2월 2.6%에서 4월 2.9%로 두 달 새 0.3%포인트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면 실제 물가를 끌어올리고 투자와 소비를 압박할 수 있다.

미·이란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를 반복하면서 호르무즈해협의 긴장도 여전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의 고유가가 12개월간 지속되면 세계 성장률을 최대 1%포인트 깎고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은 숫자에 취할 때가 아니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는 게 우선순위다. 1분기 깜짝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중동 전쟁 영향이 겹치면 2분기 성장세 조정도 불가피해진다. KDI가 경기 회복을 말하면서도 동시에 ‘하방 위험’을 강력히 경고한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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