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巨與 원내대표 김병기… 절제와 협치로 독주 우려 불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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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친명계 3선인 김병기 의원이 13일 선출됐다. 이재명 정부 첫 1년 동안 원내 167석의 거대 여당을 이끌게 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권력기관 개혁을 하나의 트랙으로, 민생 회복과 경제 성장을 또 하나의 트랙으로, 국민 통합과 대한민국 재건을 또 다른 트랙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 압도적 국회 주도권은 기회이자 도전이다. 범여권 의석은 조국혁신당 등을 포함할 때 190석에 이르는 만큼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국회선진화법의 제약 없이 어떤 입법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원하는 정치와 정책을 속도감 있게 펼칠 수 있지만 야당을 배제하는 독주의 길로 접어들다간 역풍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김 원내대표는 유념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여당이던 국민의힘은 당정일체 운운하다 대통령실의 ‘용산 출장소’로 전락했고, 국정을 망가뜨린 중요한 요인이 됐다. 집권 여당의 새 원내대표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현장 민심을 제대로 대통령실에 전달하고 국정의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한다.

소수가 된 야당과 새로운 관계 설정도 필요하다. 민심은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매섭게 심판했지만, 민주당에 과반 득표를 허락하지는 않았다. 이런 절묘한 민심을 새긴다면 국가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입법은 빠르게 진행하되, 국민의힘의 협력을 끌어내는 정치력도 발휘해야 한다. 거대 여당이 이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절반의 민심을 헤아리고 국회에서 절제와 협치의 묘를 발휘하는 일이야말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초석을 까는 것이다.

민주당은 국가수사위원회 설치 등 검찰개혁 법안을 비롯해 상법, 공직선거법, 노란봉투법, 양곡법 등 논쟁적인 입법 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야당이 반대하거나 재계 등에서 우려하는 법안들인 만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강성 지지층의 뜻이 곧 국민의 뜻이라고 볼 수는 없다. 거대 여당일수록 국정 우선순위의 완급 조절, 소수 야당과의 협치가 중요하다. 취임 첫날 개혁, 민생, 통합을 강조한 새 원내대표의 어깨가 더없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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