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만으로 위기 감지"…학폭·중대재해 막는 AI에 '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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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의 한 재활공장에 엘마인즈가 개발한 비명음성인식장치가 설치돼 있다. 사진=엘마인즈

경기 화성의 한 재활공장에 엘마인즈가 개발한 비명음성인식장치가 설치돼 있다. 사진=엘마인즈

비명을 인식해 위기 상황을 감지하고 대응 조치를 취하는 온디바이스 AI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한 국내 업체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엘마인즈는 1일 심층신경망(DNN) 기반의 발화·검증 알고리즘을 적용한 자사 비명음성인식장치가 협회에서 주관하는 '2025년 장영실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 장치는 온디바이스 AI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해 클라우드 서버 연결 없이도 현장에서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음성을 인식할 수 있다. 오인식을 방지하는 특허 기술로 잘못된 비상신호 발생 가능성도 줄였다는 설명이다. 소음이나 반향이 심한 환경에서도 높은 인식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

이 기술은 국내외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위급 상황에 처했을 때 손이 자유롭지 않거나 공포로 인해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비명만으로 비상벨을 작동시켜 공중화장실이나 방범용 폐쇄회로(CC)TV, 안심귀갓길, 산책로 등에서 활용된다.

새롭게 설치되는 CCTV 시스템과도 연동된다. CCTV가 자동으로 비명이 들린 방향을 인지해 회전하고 관제센터에서 이를 파악할 수도 있다. 서울 서초구를 포함해 경기 고양·오산·안양·수원시 등 여러 지자체가 이 기술을 활용 중이다. 지난해엔 '2024 치안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중대재해 분야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근로자가 산업현장에서 비명을 지르면 기계가 즉시 정지하고 구조 요청이 이뤄지는 방식으로 활용된다. 기계설비와 일대일로 연동돼 위급 상황에서 비명이 감지되면 자동으로 기계 작동이 멈추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안전보건공단이 주관하는 스마트 안전장비 지원 사업에도 선정됐다.

중소기업 정부지원사업으로도 선정되면서 설치 비용도 정부가 80%, 사업자가 20%를 부담한다. 지원금액은 최대 3000만원이다. 중소기업뿐 아니라 효성중공업·효성TNC·효성굿스프링스 등 효성 계열사엔 이미 설치가 완료된 상태다.

학교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화장실·교실 등 학교 내 사각지대에 설치해 학교폭력이나 성범죄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수원공고 등 여러 학교에서 설치해 이를 운영하고 있다.

이 장치는 일본어 버전으로도 개발됐다. 일본 레스타홀딩스와 약 1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세콤·알속·도드웰 등과도 수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엘마인즈는 영어 버전을 개발해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엘마인즈 관계자는 "이번 장영실상 수상은 단순히 기술의 성능뿐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기술의 가치가 인정받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기술을 발전시켜 비명뿐 아니라 자연어 속에서 위급 상황을 인지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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