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2026년 1월 1일 유로존 가입 예정

18 hours ago 2

Hacker News 의견
  • 내가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함. EU가 관료적이고 경직됐다는 비판을 받긴 하지만, 단일 화폐는 성공적이었고 26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확장 중임. 불가리아가 추가되면 스페인부터 그리스까지 거의 유로존만으로 여행이 가능해짐(몬테네그로나 코소보도 실질적으로 유로존임을 감안할 때). 다음 차례가 누가 될지 흥미로움. 체코는 멀지 않았지만 서두르지 않고 있고, 루마니아는 원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임. 폴란드와 헝가리는 정치적으로 대전환이 없으면 바깥에 남을 것 같음

    • 나 폴란드인임. 우리의 생활수준과 성장률이 독일과 비슷해지기 전까지는 유로 도입에 강하게 반대임(최소 10년은 더 필요함). 이유는, 개발도상국에선 단점이 장점보다 훨씬 크기 때문임. 가장 큰 문제는 경제를 통제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을 탈국가적, 민주적이지 않은 조직에 넘기는 것임. 통화정책은 항상 큰 경제국 위주로 돌아가거나, 최소한 평균에 맞춰짐. 그러나 현지 정책이 현지 상황에 맞게 조정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함. 예를 들어, 통화 공급량은 경제 성장률에 맞춰서 아주 약간의 인플레이션이 생기게 맞춰야 한다고 보는데, 구(舊)EU와 신(新)EU의 성장률은 매우 다름. 그래서 무슨 일이 생기는가? 성장 빠른 나라에선 물가가 훨씬 더 빠르게 오르는데, 소득은 그대로임. 이건 엄청난 단점임. 환전 과정에서 소수점 올림 등으로 '1일 차'부터 바로 가격 인상도 일어나는데 말임. 과거에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것"이라는 약속이 이런 문제를 덮는 장점으로 많이 홍보됐음. 통화 발행 권한을 넘기면 인플레이션 걱정 안해도 된다고 믿었지만, 코로나 때 라트비아와 독일처럼 같은 화폐여도 전혀 다른 인플레이션을 경험했음. 결론적으로 유로가 다 나쁘냐? 아니고, 유일하게 유로존 내에서 미국에 통제되지 않는 통화를 들고 있는 건 엄청난 이점임. 하지만 이건 현재 폴란드처럼 제2 통화로 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누릴 수 있음(실제로 거의 모든 곳에서 유로로 결제 가능하거나 ATM에서 인출 가능함)

    • 관광객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단일 화폐보다는 솅겐 협정이 훨씬 더 좋은 경험임. 현금을 안 쓴다면 더더욱 그렇다고 생각함. 비유로 솅겐 국가들(체코, 폴란드, 불가리아 등)을 다녀보면, 모든 결제 단말기에서 유로나 현지 화폐 중 선택이 가능하게 되어 있었음. 특히 관광지에선 대부분 유로 결제만 권장하는 경우도 있었음

    • 만약 너가 핀란드인이면서 스웨덴(SEK), 노르웨이(NOK)와 국경을 맞대고 산다면 상황이 다름. 이 나라들은 유로를 안 씀(러시아는 논외)

    • EU에는 속해 있지만 단일 화폐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를 허용한 것은 실수였다고 항상 느꼈음. 하지만 날짜를 보면 EU와 유로 도입 사이에 6년 차이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음. 만약 유로와 EU가 동시에 출범했다면, 패키지로 진행됐을까, 아니면 선택사항이었을까 궁금함

    • Potential enlargement of the European Union 링크 참고

  • 문득 생각난 점: 유로 지폐 2차 디자인을 처음 보고 ‘EBPO? 이게 뭐지, 왜 키릴 문자가 들어갔지?’라고 잠깐 생각했었음. 사실 이건 불가리아 때문이었음—불가리아는 EU 국가 중 유일하게 키릴 문자를 쓰는 나라임. 유로존 가입은 당시엔 아직 먼 이야기였지만, 언젠간 들어올 걸 미리 알았던 것 같음. 지금이 바로 그 순간임

    • 그리스가 유일하게 그리스 문자를 쓰는 나라라서, ‘ΕΥΡΩ’만 유일하게 그리스어로 표기해놨음
  • 멋짐. 지난 20년간 불가리아인들이 EU에 가입한 뒤 이룬 발전은 정말 놀라움.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거라고 상상함

    • 내가 불가리아에서 몇 달을 살아봤을 때, 두 가지에 깜짝 놀랐음: *불가리아 내에서 EU에 대한 지지는 꽤 낮고, EU 가입이 삶을 크게 개선해줬다고 생각하지 않았음 *반면, 러시아를 지지하는 비율이 아주 높더라(50% 가까움)—역사적으로 오스만 제국을 쫓아내는 데 러시아가 도움을 줬었기 때문이라 생각함

    •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전체적으로 멀리서 보면 정말 대단한 변화임

    • 혹시 도로를 직접 봤는지? ㅋㅋ

  • 이번 소식이 가장 크게 미칠 영향은 서유럽 관광객들이 흑해 연안 리조트 도시로 더 많이 올 것이라는 점임. 이는 현지 경제에도 좋은 일이긴 함. 하지만 내가 Burgas에 갔을 땐 서유럽 식 리조트와는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었음. EU 경제와 통합되면서 이런 독특함이 사라지지 않길 바람

    • 나는 Burgas엔 못 가봤지만, 몬테네그로는 아직도 충분히 특별함이 느껴짐. 그 이유는 통화보다는 현지 문화나 1인당 GDP 차이 때문인 것 같음(물론 자금 유입이 더 쉬워지면 점점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함)

    • 현지 고유 분위기가 계속 유지되길 바람

  • 모두가 간과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유로의 진정한 최대 강점은 부채임. 유로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면, 투자자들이 현지 화폐의 가치가 확 떨어질 걱정이 없으니 훨씬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줄 수 있음. 또한, 외화의 유동성 부족이나 환전 위험도 없어서 투자 진입·회수 모두 쉽다고 생각함. 집주인에게 ‘유로 대출 이자 2%’와 ‘현지 통화 대출 이자 5%’의 차이가 얼만지 물어보면 왜 많은 나라가 유로 도입을 택하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임

  • 한편으론 경제력이 다른 나라들이 같은 통화를 중심적으로 운용하는 건 최적은 아니라고 생각함. 다른 한편으론, 미국 달러의 지배력을 줄이는 어떤 시도든 환영임

    • 이런 통화 시스템, 미국도 비슷한 거 아닌지?

    • 유로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진지한 경쟁자가 거의 없는 통화임

  • 불가리아는 이미 수년간 사실상 유로에 연동되어 있었음. 일상에선 별로 달라지는 게 없겠지만, 상징적·정치적으론 엄청난 변화임

  • 불가리아와 EU가 과거의 실수에서 배웠기를 바라지만(솔직히 그렇지 않다고 생각함), EU와 유로가 좋은 의도와 전망으로 시작됐지만 몇나라에겐 재앙이 되고 말았음. 그리스는 16년 넘게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 이유 중 하나는 2009년 위기 때 자국 화폐 평가절하를 할 수 없어서였음. 물론 유로 때문만은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그리스 내에서 직접 겪어보니 화폐 절하가 있었다면 고통이 좀 덜하지 않았을까 싶음. 일본, 이탈리아, 미국 등도 부채비율은 비슷하지만 2008년 이후 그리스만큼 생활수준 폭락이나 빈곤율 상승을 경험하지는 않은 것 같음. 불가리아 이웃들에게 행운을 빔—필요할 거임

    • 그리스 경제가 진짜 아직도 불황임? EU 집행위(European Commission)는 꽤 잘 성장하고 있는 걸로 평가하던데? 그리스 경제 전망, 독일 경제 전망 비교해보면 독일보다도 좋게 나옴(물론 두 경제가 직접 비교가 가능한 건 아니지만)

    • “그리스가 16년 넘게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 그 중 하나가 2009년 통화 평가절하를 못한 것 때문임.”
      그리스는 불황이 엄청 오래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지금은 긴축정책의 터널 안에 있음. 이 방법이 너무 가혹하긴 했지만, 부채 문제(정부가 여러 해 공식 통계를 속여가며 착복함)로 구제금융을 받으려면 이 조건밖엔 없었음.
      “아마 유로가 없었더라도 피할 수 없었을 것”
      왜 그랬는지 말해줄 수 있음. 작은 나라 작은 경제 규모에서, 엄청난 부채를 쌓으면서 개발에 쓰인 것도 아니고 세금 회수도 못됐음. 세금 포탈도 관행이었으니 결국 언제든 폭발할 운명이었음. 만약 자국 화폐였다면 IMF와 협상해야 하니 더 힘들었을 것임.
      IMF는 언제나 긴축을 요구함. 게다가 자체 통화였다면, 돈값이 떨어져 아무도 채권을 사주지 않고, 금리는 폭등했을 것임. 국민들 입장에선 수입품(특히 유럽 회원국들에서 들어오는 첨단제품 등)이 폭등하고, 고령 인구이기 때문에 저축가치도 한순간에 붕괴됐을 것임. 나도 긴축정책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어떤 선택도 고통스러웠을 것임.
      나는 IMF 시절 브라질의 통화개혁 4번이나 겪으면서 직접 살아봤음. 국가 재정이 오랫동안 엉망이면(브라질, 그리스 둘 다) 결국은 “구제금융 권력자(IMF, ECB 등)”에게 꼼짝없이 조아릴 수밖에 없다고 느낌

  • 솔직히 여기서 이 결정을 나쁘게 보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은 예상 못함. 그 이유가 진짜로 궁금함

    • 우크라이나 관련 스레드들을 보면 러시아 계정이나 트롤, 이른바 탱키들이 정말 쏟아져 들어옴

    • EU는 곧 망할 배와 같고, 더 통합될수록 망할 때 충격도 커진다고 생각함

  • 친구들아, 환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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