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올해 첫 A매치에서 승리하지 못하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한다는 계획도 꼬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7차전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선제골로 만든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1-1로 비겼다.
한국은 이날 무승부로 7차전까지 무패(4승3무·승점 15)로 B조 선두를 유지했으나 3월 A매치 기간 본선행을 조기에 확정하려는 계획에는 먹구름이 끼었다. 당초 한국은 오만전에 이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요르단과 8차전을 모두 승리하면 자력으로 최소 조 2위를 확보하고,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북중미행 티켓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을 양 날개에 배치했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주민규(대전)가 나섰다. 이재성(마인츠)이 공격 2선 중앙에 섰고, 박용우(알아인)와 백승호(버임엄시티)가 중원을 책임졌다.
한국은 수비에 5명의 선수를 세운 오만을 상대로 차분히 공을 돌리며 공격 기회를 모색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날카로운 공격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전반 38분에는 백승호가 왼쪽 햄스트링을 부여잡고 쓰러지는 불운도 발생했다. 백승호 대신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대신 투입됐다.
이강인이 투입된 뒤 답답했던 한국의 공격이 활로를 찾았다. 이강인이 투입 3분 만에 첫 터치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전반 41분 이강인이 센터서클 부근에서 전진 패스를 찔렀고, 황희찬이 절묘하게 트래핑한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주민규를 빼고 오세훈(마치다젤비야)를 투입해 전방에 변화를 줬다. 한국은 전반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고, 기회도 여러 차례 만들었으나 골 운이 따르지 않았다. 후반 2분 오세훈의 헤더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후반 4분 손흥민의 중거리 슈팅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후반 내내 큰 위기 없이 완벽한 경기를 펼치던 한국이 단 한 번의 균열로 무너졌다. 후반 35분 이강인이 다쳐 쓰러진 어수선한 상황 속 오만의 알리 알부사이디가 중거리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열었다. 집중력이 흐트러진 사이 위험 지역에서 제대로 공을 걷어내지 못한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쓰러졌던 이강인은 스태프의 부축을 받아 실려 나간 가운데, 한국은 이태석(포항)을 빼고 공격수 양현준(셀틱)과 오현규(헹크)를 투입하며 추가골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결정적 장면을 만들지 못해 끝내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한편 일본은 이날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권을 따낸 나라가 됐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지휘하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6승1무(승점 19)로 무패행진을 이어간 일본은 남은 3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북중미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