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성수동'으로 불리는 호찌민시 타오디엔 지역과 후텍기술대학교가 있는 곳을 연결하는 사이공교 한쪽에 마련된 대형 옥외광고판 3개를 삼성전자가 모두 독차지했다. 광고판엔 삼성전자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7 이미지와 함께 '갤럭시 AI'란 문구가 담겼다. 사이공교는 평일·주말, 출퇴근 시간대 구분 없이 통행량이 많은 교량 중 하나다.
광고판 위치를 보면 삼성전자가 타깃으로 삼는 소비자층을 엿볼 수 있다. 이 광고판을 중심으로 한쪽은 현지 청년들이 찾는 '핫플'과 고급 주거단지가 몰린 타오디엔, 또 다른 고급 주거단지인 랜드마크81 일대로 이어진다. 다른 한쪽엔 후텍기술대 인근 대학가가 자리를 잡고 있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젊은층과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에서 갤럭시Z폴드7 대형 옥외광고가 진행된 셈이다.
하지만 현지 프리미엄 시장은 여전히 아이폰 독주 체제다. 트렌드를 형성하는 현지 청년들은 갤럭시의 기능성보다 '아이폰 감성'에 지갑을 연다. 이들이 최신 갤럭시 대신 구형이더라도 아이폰을 선택하는 이유다.
최근엔 조금씩 반전 기회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신규 폼팩터·혁신 기술·AI 기능을 앞세우면서 갤럭시를 생각하지도 않던 현지 청년들이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축소판인 베트남에서 트렌드 선봉장 역할을 맡는 현지 청년들의 폰심이 흔들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갤Z플립 사고 싶어요"…베트남 20대 여심 '꿈틀'
반전 기회는 20대 여심에서 포착됐다. 기기가 위아래로 접히는 클림셸 형태의 갤럭시Z플립 시리즈에 대해 관심을 나타내는 20대 여성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 4일(현지시간) 오후 후텍기술대 인근 카페에서 만난 또 후엔 미 씨(26·여)는 다음 스마트폰을 묻는 말에 "접히는 폰을 원한다"며 "Z플립을 사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기기의 외형이 심플하고 깔끔할 뿐 아니라 크기가 작아서 좋다"며 "디자인과 휴대성이 다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맥북과 아이폰13 기본형 모델을 쓰고 있는 또 씨 입장에선 꽤나 큰 변화인 셈이다.
현지 유통망에서도 일부 청년들 사이에서 갤럭시Z플립을 찾는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 아이폰 우위의 시장 구도를 흔들 만큼 위협적이진 않지만 전에 없던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호찌민시 1군 휴대폰 매장들이 밀집한 쩐꽝카이 거리에 있는 한 매장 판매기술직원 리 지 하이 씨는 "최근 일부 20대들이 Z플립을 찾고 있다"며 "디자인이 예쁜 데다 사진(셀피)을 더 잘 찍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20대 여심과도 다르지 않다. "Z세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글로벌 트렌드를 시차 없이 흡수한다"는 전미영 트렌드코리아컴퍼니 연구위원 분석이 들어맞는 대목이다. 국내 Z세대도 아이폰 사용자 비중이 더 크지만 Z플립이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디자인과 편의성, 셀피 특화 기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20대 여심을 흔들고 있다.
"갤S26 울트라 살 것"…신기능에 놀란 청년들 '폰심'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6 울트라를 통해 선보인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도 신규 수요를 창출할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20~30대 청년 42명, 휴대폰 매장 점장·판매직원 7명 등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선호도를 확인할 당시 일부 20대 사용자들이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갤럭시S26 시리즈 구매 의사를 드러낸 것.
후텍기술대 인근 또 다른 카페에서 만난 남성 A씨(26)는 "다음에 스마트폰을 바꿀 수 있다면 갤럭시S26 울트라를 선택할 것"이라며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 기능은 공개와 동시에 국내외에서 호평이 쏟아진 신기술 중 하나다. 사생활 보호 필름을 붙인 것처럼 측면에서 타인이 화면을 볼 수 없도록 제한한 혁신 사례로 꼽힌다.
베트남 현지 매체들도 "일상에 안심감을 주는 기능", "공공장소에서 상호작용 방식을 바꾸는 개인화 경험", "기존 사생활 보호 필름과 급이 다르다"는 등의 평가를 내놨다. 다른 한편에선 사용자 체감 해상도와 선명도가 저하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전반적인 평가는 "사생활 보호 필름의 진화판, 삼성의 차별화 포인트"로 요약된다.
현지선 "AI폰 그 자체" 호평…"혁신 이미지 쌓아야"
갤럭시 AI 기능도 새로운 사용경험을 원하는 얼리어답터와 Z세대를 조금씩 공략해 나가는 중이다. 아이폰 특유의 카메라 감성에 매료될 만큼 촬영 경험에 민감한 현지 청년들 사이에서 갤럭시 AI 기반의 고도화된 이미지 편집 기능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리 씨는 "일반적으로는 스마트폰 내 AI 기능을 찾는 경우가 많지 않고 인지도가 낮다"면서도 "갤럭시S24 시리즈를 시작으로 AI 기능을 선호하는 청년들이나 전문가들이 AI폰을 찾고 다양한 체험을 원하는 젊은이들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같은 거리의 또 다른 휴대폰 매장에서 판매직원으로 일하는 땅 티 끼에우 씨도 "많지는 않지만 AI 기능을 보고 스마트폰을 고르는 청년들이 일부 있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들은 갤럭시S26 시리즈를 놓고 'AI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아니라 'AI폰' 자체가 됐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브랜드 이미지 변화 전략에 속도를 내야 아이폰 감성에 매료된 현지 청년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빠르고 중저가·고가 제품 모두 수요가 높아 글로벌 테스트베드 역할을 맡는 베트남에서 트렌드를 선점해야 다른 지역에서도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한번 머릿속에 자리잡은 브랜드 이미지는 바꾸기 힘들지만 (삼성전자가) 폴더블·프리미엄폰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쌓아간다면 조금씩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호찌민(베트남)=김대영 기자/홍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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