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락의 디지털 소통] 〈32〉풀무원·CJ제일제당 쌍두마차 식품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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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환경에서 기업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략은 브랜드 정체성과 소비자 관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종합식품 기업 청정원 역시 오랜 시간 쌓아온 브랜드 신뢰와 감성 이미지에 기반해 실용성과 따뜻을 강조한 콘텐츠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서는 레시피 중심의 콘텐츠와 정돈된 감성 톤으로 일상 속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다.

풀무원은 브랜드 철학인 '바른먹거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채식·환경 보호 등 사회적 가치와 연결된 콘텐츠로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인스타툰, 릴스, 캠페인 기반 콘텐츠는 브랜드에 대한 감성적 연결뿐만 아니라 확산성도 확보하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식생활과 환경을 주제로 한 브랜디드 다큐를 통해 브랜드 신념을 콘텐츠로 시각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더 나아가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담은 콘텐츠 운영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CJ뉴스룸' 블로그를 통해 브랜드 철학, 식문화 콘텐츠, 글로벌 비전 등을 저널리즘 기반으로 풀어내고, 제품별 인스타그램 계정 분리 운영을 통해 타깃 세분화 마케팅을 정교하게 수행 중이다. 유튜브에서는 예능과 음악을 활용한 한식 기반 콘텐츠로 높은 몰입도와 감성적 서사를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청정원의 콘텐츠는 조리법 안내, 제품 활용 꿀팁 등 실생활 밀착형 정보 제공에 강점이 있다. 특히 블로그에서는 단계별 사진과 친절한 설명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고, 인스타그램은 집밥·정성·소박함을 강조한 비주얼 콘텐츠로 신뢰감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한다. 이는 '감성'과 '실용'이라는 두 축을 유지하며 꾸준히 운영되어 왔다.

그러나 SNS 채널의 도달력, 콘텐츠 확산성, 참여율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반복되는 콘텐츠 구성과 보수적인 포맷, 한정된 스토리텔링 구조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차별성과 확장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한계는 경쟁사인 풀무원, CJ제일제당과 비교했을 때 더욱 분명해진다.

▲ CJ제일제당 뉴스룸, 브랜드 세계관을 담아내다▲ CJ제일제당 뉴스룸, 브랜드 세계관을 담아내다

한국인터넷소통협회 부설 더콘텐츠연구소가 풀무원, CJ제일제당, 청정원 3사의 SNS 채널을 분석해 식품업계의 SNS 소통전략 방향성을 제시했다. 먼저 블로그 채널의 경우, 풀무원은 '바른먹거리'라는 철학을 중심으로 ESG, 환경 보호 등 사회적 가치와 연계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CJ제일제당은 'CJ뉴스룸'을 통해 글로벌 전략, 브랜드 세계관을 담아내며 콘텐츠의 저널리즘 성격을 강화한다. 반면, 청정원은 제품을 활용한 실용 레시피 중심 콘텐츠에 강점을 보이며 조리 단계별 사진과 설명을 제공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청정원이 실용성에 집중한다면, 경쟁사들은 브랜드 철학과 방향성을 콘텐츠 전면에 드러낸다는 차이가 있다.

인스타그램 채널에서는 풀무원이 채식, ESG, 윤리적 소비 기반 캠페인을 중심으로 인스타툰, 릴스 등 다양한 포맷을 활용하며 MZ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이에 비해 청정원은 고정된 감성 톤의 레이아웃을 유지하며 집밥, 정성, 따뜻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제품별 계정을 분리해 타깃을 세분화하고 브랜드 팬층을 형성하며 더욱 정교한 타깃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청정원은 브랜드 신뢰도는 높지만, 참여형 콘텐츠 확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 레시피를 통한 브랜드 체험…풀무원 인스타그램(왼쪽)과 풀무원 블로그.▲ 레시피를 통한 브랜드 체험…풀무원 인스타그램(왼쪽)과 풀무원 블로그.

유튜브 채널을 비교하면, 풀무원은 식생활과 환경을 연결한 브랜디드 다큐,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캠페인 및 한식 콘텐츠를 예능처럼 구성해 고퀄리티 콘텐츠로 브랜드 메시지를 시각화하고 있다. 청정원은 주로 제품 시연 중심의 실용형 콘텐츠를 제작하지만, 영상미와 내러티브 중심의 콘텐츠는 제한적이다. 청정원의 영상 콘텐츠는 실용성은 높지만, 몰입도나 메시지 전달력 면에서는 경쟁사 대비 다소 보수적인 전략을 보인다.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업계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브랜드 철학을 강조하는 콘텐츠의 증가다. 소비자는 제품 정보뿐만 아니라 기업의 가치와 철학에 공감하길 원하고 있으며, 이를 충족하는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다. 둘째, 소통형 콘텐츠의 확대다. 릴스, 챌린지, 리뷰 공유 등 참여 기반 콘텐츠가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셋째,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브랜디드 콘텐츠의 고도화다. 단편적 광고보다 브랜드 세계관을 서사적으로 전달하는 형식이 확산되고 있다.

결국 종합식품 업계의 SNS 콘텐츠 전략은 '제품을 파는 콘텐츠'에서 '브랜드를 체험하게 하는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 풀무원이 환경과 윤리를, CJ제일제당이 세계관과 엔터테인먼트를 앞세운 것처럼, 청정원 역시 감성과 실용성에 브랜드 철학과 메시지를 결합시킨 콘텐츠 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


지금까지 풀무원을 비롯해 종합식품 업계는 꾸준히 신뢰와 따뜻함을 중심으로 고객과 소통해 왔다. 이제는 그 감성에 새로운 형식과 참여, 그리고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더할 때다. 콘텐츠는 정보가 아니라 경험이며, 브랜드는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감정으로 존재해야 한다. 종합식품 업계의 다음 콘텐츠는 단순한 레시피가 아닌, 삶과 가치를 담은 '브랜드 서사'여야 한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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