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슬픈 네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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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규모 7.8의 강진이 때린 네팔 취재를 한 적이 있다. 히말라야에서 눈사태를 만난 생물학자는 “50층 높이 흰색 빌딩이 덮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1만명 가까이 사망했지만 중장비가 부족해 맨손으로 땅을 팠다. 병원 공터에 시신들이 쌓였다. 처음엔 흙 묻은 통나무인 줄 알았다. 강진 직후 통신·전기·수도가 모두 끊겼다. 수세식 화장실을 못 쓰는 것이 적응하기 어려웠다. 수도 카트만두 일대가 ‘원시 시대’로 돌아갔다.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네팔에는 80년 주기로 대형 지진이 터진다고 한다.

▶네팔은 식민지 경험이 없다. 영국이 인도에 이어 네팔을 공격했지만 네팔의 구르카 전사들이 험준한 지형을 이용해 막아냈다. 영국은 러시아와 청나라의 완충 지대로 네팔을 이용했다. 이후 영국과 친한 가문이 쿠데타로 세습 권력을 구축했다. 국민 저항을 막으려고 우민화 교육을 했는데 이것이 네팔 발전을 더욱 후퇴시켰다. 2001년 만취한 왕세자가 연회장에서 국왕 등 왕족 9명을 총으로 쏴 죽이고 자살하는 사건이 터졌다. 왕정 폐지의 계기가 됐지만 10년 내전으로 이어졌다. 마오쩌둥 신봉 세력이 활개 쳤고 사회 기반 시설은 무너졌다. 지난 30여 년 동안 정권이 30여 차례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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