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미국인 해녀

1 month ago 22

이탈리아의 미슐랭 스타 요리사들이 한국 해녀들을 찾아간 적이 있다. 예능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다. 세계 최고의 요리사들은 오리발을 차고도 물 속에서 허우적대며 당황한다. 반면 할머니 해녀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깊은 바다로 내려가 멍게와 소라를 건져 올렸다. “바다는 거울 같아서, 욕심 내면 바로 사고납니다.” 이날 그들을 매혹시킨건 식재료의 싱싱함보다 해녀들이 바다를 대하는 태도였다.

▶서양 역사에서 바다는 정복과 탐험의 대상이었다. 귀향에 10년 걸린 오디세우스부터 대항해시대의 선원들까지, 그들은 바다 건너 보물을 찾아 나섰다. 반면 동아시아의 바다는 삶과 생계의 터전이다. 그 최전선에 산소통 하나 없이 차가운 심해로 맨몸을 던지는 해녀가 있다. 한참 뒤 수면 위로 올라와 허파에 남은 마지막 숨을 내뱉는다. 그 생존의 소리를 ‘숨비 소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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