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실제 군사작전에 투입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미군이 앤트로픽의 초대형 언어모델 '클로드'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에서 실시간 전장 데이터 처리와 작전 시뮬레이션, 지휘 판단 보조에 활용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AI가 분석 도구를 넘어 전술적 의사결정 인프라로 진화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멀티모달 입력을 병렬 처리하고 고도의 추론·코딩 역량을 결합한 파운데이션 모델이 전쟁의 'AI 참모'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앤트로픽의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를 활용해 군사작전을 수행했다고 미국 정치매체 악시오스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사안에 정통한 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앤트로픽의 AI 클로드가 '확고한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 작전에 사용됐다고 전했다. 클로드는 구글과 아마존의 지원을 받는 미국의 스타트업 앤트로픽이 개발한 AI다. 고도의 추론과 코딩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많은 정보를 한 번에 처리할 수는 있는 능력도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군사작전이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고려할 때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능력은 미 국방부가 높이 평가하는 부분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악시오스가 인용한 소식통들은 클로드가 작전을 준비하는 단계뿐 아니라 작전 수행 중에도 사용됐다고 말했다. 마두로 체포 과정에서 마두로 대통령을 경호한 쿠바 경호대와 베네수엘라군은 수십명이 사망했으나 미군에선 사망자가 단 한명도 나오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영리화에 비판적이었던 오픈AI 직원 출신들이 주축이 돼 2021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평소 '안전하고 윤리적인 AI'를 표방하며 자사 모델이 살상 무기 개발이나 폭력적인 군사 작전에 직접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제한하는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이번 작전으로 내부 방침이 선회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앤트로픽의 대변인은 마두로 축출 작전에서 클로드가 사용됐는지를 묻는 악시오스의 질문에 "클로드나 다른 AI 모델이 기밀 여부와 관계없이 특정 작전에 사용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미 국방부는 작전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중국에 앞서기 위해 AI를 군 네트워크에 통합하길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전쟁을 수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AI 모델은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적극적으로 AI를 군 작전에 수행할 뜻을 내비쳤다. 실제 미 국방부는 오픈AI, 구글, xAI 등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일례로 미 국방부는 백악관의 AI 행동 계획에 따라 300만 명에 달하는 군인 및 군무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서비스 '젠AI닷밀'을 지난달 출시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구글의 AI 모델인 제미나이가 탑재됐다. 구글은 과거 2018년 군사 작전용 AI 개발 사업인 '프로젝트 메이븐'에 참여했지만 직원들의 반발로 인해 국방부와의 계약을 포기한 바 있다. 당시 구글이 내려놓은 바통을 이어받아 급성장한 기업이 바로 팔란티어다.
그러나 2026년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기술 패권 확보 의지와 '소프트웨어 획득 경로(SWP)' 프레임워크 재도입에 힘입어 구글은 다시 펜타곤의 핵심 파트너로 복귀했다. 제미나이는 국방부 전반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방대한 문서 요약 및 에이전트 기반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미국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에 모틀리풀은 "미 국방부의 'AI 퍼스트' 전략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보도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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