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만의 개최에 시민들 "결승까지 가기를" 기대감
시위 우려에 광장 주변 철제 바리케이드…13㎞ 이동에 2시간 정체
멕시코 정부, 관광 효과 3조5천억원 추산…실현 가능성 의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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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개막 하루를 앞두고 멕시코시티경기장 앞에서 열린 공연을 보면서 멕시코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6.06.10. buff27@yna.co.kr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2026 북중미 월드컵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의 시민들과 관광객, 취재진은 마치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듯한 하루를 보냈다.
이날 오후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멕시코시티경기장(에스타디오 아스테카).
스태프들은 개막을 앞두고 이런저런 준비로 부산했다. 경기장 안은 개막 공연 준비가 한창이었다.
'쿵쾅쿵쾅.'
울려 퍼지는 비트에 발걸음을 맞추며 경기장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두껍고 높은 철문이 앞을 가로막았다. 철저한 보안 속에서 마지막 리허설이 진행 중인 듯했다.
개막식 무대에는 멕시코 가수 알레한드로 페르난데스, 벨린다 페레그린, 릴라 다운스를 비롯해 베네수엘라의 대니 오션, 콜롬비아의 J 발빈,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일라 등 각국을 대표하는 가수들이 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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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10일 멕시코시티 시민들이 멕시코시티경기장 주변에서 걸어 다니고 있다.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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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5년간 가장 멋졌다는 런던올림픽 개막식처럼 화려할까.'
궁금증이 뇌리를 스쳤지만,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권한이 없으니 확인하려면 내일 개막을 기다릴 수밖에.
개막을 기다리는 건 기자뿐만이 아니었다. 시민들의 준비와 기대도 남달랐다. 우버(Uber)를 운전하는 50대 알레한드로 루이스 씨는 이번 월드컵이 정말 축제 같을 것이라면서 강한 기대감을 표출했다.
"어렸을 때 손님(기자)을 태운 이곳 아스테카 경기장에서 월드컵 경기를 봤어요. 1986년이니까 벌써 40년 전이죠. 아마 제 평생에 다시는 월드컵을 여기서 볼 순 없을 거예요. 모든 게 잘될 겁니다. 정말 그리되리라 믿어요."
소칼로 광장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남성 점원 역시 멕시코가 결승까지 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안방에서 월드컵이 열린다는 게 정말 기대된다"며 "멕시코 축구대표팀이 높은 곳까지, 정말 먼 길을 가주기를 바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위는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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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월드컵 개막 하루를 앞둔 10일(현지시간) 소칼로 광장. 2026.06.10. buff27@yna.co.kr
이날 소칼로 광장은 모두에게 개방된 광장이 아니라 거대한 요새 같았다. 마치 성벽처럼, 철문 바리케이드가 광장을 원처럼 휘두르며 '차갑게' 감싸 안고 있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광장 안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광장 안쪽에는 단체 응원을 위한 무대와 대형 스크린이 이미 설치돼 있었지만, 시민들은 담장 멀찍이서 그 안을 카메라에 담을 뿐이었다. 연금 고갈과 퇴직금 미지급 문제로 거리로 뛰쳐나온 전국교육노조(CNTE) 소속 교사들의 시위가 거세지면서 경찰이 주변을 완전히 통제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칼로 광장에서 대대적인 거리 응원을 준비했지만, 현재로선 시위 여파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이날 "만약 어떤 이유로든 개막일에 소칼로 광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더라도, 시민들이 무료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18개의 대체 장소가 마련되어 있다"며 "모든 상황은 통제 하에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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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오후 멕시코시티 소칼로 광장에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대통령궁을 찍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통제'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겐 고통이나 다름없었다. 소칼로 광장 인근 역사지구(Centro Historico) 곳곳에 검문소가 설치되면서 구역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의 긴 줄이 이어졌다. 손흥민(LAFC)의 팬으로 멕시코시티를 방문한 미국인 제럴드 아키노는 "어떻게 하라는 건지 정말 모르겠다"며 "통제가 심하고, 정말 만족스럽지 않다. 광장 안쪽도 아닌데, 왜 계속 여기서 기다려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불만을 터뜨렸다.
도로 상황은 그야말로 지옥도였다. 소칼로 광장에서 레포르마 대로로 이어지는 주요 간선도로가 노란 통제선으로 막히면서 우회로를 찾으려는 차량이 엉켜 극심한 '범퍼 투 범퍼 트래픽'(교통체증)이 이어졌다. 퇴근 시간임을 고려하더라도 소칼로 광장에서 불과 13㎞ 떨어진 폴랑코까지 이동하는 데 2시간이나 걸렸다. 성인이 걸어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시간에 도착할 만한 속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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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송광호 특파원 = 10일(현지시간) 소칼로 광장 옆 역사지구에서 사람들이 도로쪽으로 나가기 위해서 줄을 서 대기하고 있다.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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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보라는 이름의 택시 운전기사는 "오늘 시위가 9번이나 있었다. 공항 가는 길도 폐쇄됐다고 한다"며 "월드컵이라는 행사를 앞두고 정부는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멕시코 당국은 시위와 교통 문제를 고려한 듯, 개막 당일에 학생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휴교령을, 공무원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령'을 내렸다. 정부 발표를 접했을 때 '왜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지만, 도로 상황을 접해보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군'이란 한숨이 새 나왔다.
거리만 막힌 것이 아니었다. 현지 행정도 꽉 막혀 있었다. 이날 전 세계 취재진이 프레스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2시간가량 줄을 서야 했다. 다양한 국제 스포츠 행사와 문화 행사를 취재했지만, 이토록 진행이 더딘 건 처음이었다. 뒤에서 줄을 서며 기다리던 한 기자에게 이런 경험이 있냐고 물었더니, 황당하다는 손짓에 이어 '푸~'라는 한숨과 함께 "처음"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멕시코의 고질적인 행정 지연이 월드컵이라는 초대형 이벤트 앞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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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연합뉴스]
거리는 요절복통이고, 행정은 지지부진하지만, 알레한드라 프라우스토 멕시코시티 관광장관은 이날 멕시코의 월드컵 성공을 자신했다. 그는 러시아 관영 리아 노보스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월드컵 기간에 300만 관광객이 멕시코를 찾을 것으로 관측하면서,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23억달러(3조5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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