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의 톱밥 먹는 중입니다] [28] 습관성 말투 “어차피...”를 버렸다

1 month ago 17

나는 요즘 작업복만 입는다. 사람 만날 일도 적다. ‘어차피’를 이유로 작업복을 대충 고른다. 어차피 혼자 나무를 자르고, 사포를 대고, 마감을 하니까. 어차피 작업 끝엔 옷에 먼지가 묻고, 얼룩이 남고, 냄새를 먹으니까. 더러워진 옷은 하루 만에 세탁기로 갈 테니까. 그래, 어차피.

점점 편리와 효율을 추구하게 됐다. 옷은 작업할 때 편하고, 어딘가에 걸려 위험해질 요소만 없으면 된다. 최소한의 색상 조합을 고민하는 것도 내려놨다. 급기야는 출근 전 옷매무새도 살피지 않게 됐다. 다림질을 생략했고, 얼룩이나 구김을 발견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어쩐지 거울을 보는 횟수도 줄었다. 효율과 편리를 핑계로, 나는 나를 방치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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