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 연애 프로그램 출연자가 성인 방송 플랫폼에서 '벗방'을 하고, 이성애자였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과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너의 연애'에 출연 중인 김리원은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함께 출연하신 출연진분들, 제작진분들, 저를 아껴주신 주변 분들, 그리고 지켜봐 주신 모든 시청자분께 심려와 불편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깊이 사과드린다"며 "더 이상의 피해를 드리기 전에 사실을 직접 말씀드린다"면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사적인 방송'을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에 부적절한 방송을 했던 것도, 촬영 전 남성을 만났던 것도, 모두 변명의 여지 없이 사실"이라며 "현재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이 모든 과거 방송 흔적이 정리되었다고 생각해 이제 레즈비언임을 인정하고 싶은 저의 이기적인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됐다"고 사과했다.
김리원은 다만 "2016년부터 약 2년, 2021년 1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약 4개월, 2024년 2월부터 9월까지 약 7개월"이라며 벗방 BJ로 활동한 총기간은 "약 3년"이라고 강조했다.
벗방 식사 데이트 이벤트를 총 6회간 진행했지만, "스킨십 없는 건전한 식사 자리였다"며 "증명하기 위해 해당 날에는 반드시 방송을 진행하며 기록을 남겼다"고 했다.
김리원은 '벗방' BJ 활동 경력을 숨기고 '너의 연애' 출연 지원을 했다며 "제 욕심으로 제작진분들께 이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채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많은 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성애자'라는 의혹에 "저는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이라며 "중학생 때 처음 저의 성적 지향을 자각했으며, 첫 연애 또한 여성분과 2년 6개월간 진지한 관계를 이어갔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김리원은 "스스로를 부정하고 싶었던 마음에 여성과 남성을 모두 만난 적도 있다"며 "2024년 6월까지는 여성분과 긴 교제를 이어갔고, 그 후 마지막으로 부정하는 마음으로, 8월에 한 남성분을 만났다"고 했다.
이 남성에 대해 김리원은 "초반에는 제 방송 영상을 정리해주는 등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이별을 원할 때마다 지인과 가족에게 제 지향성을 폭로하겠다는 협박, 폭행, 감금, 해킹, 살해 협박 등을 당했다"며 "이별이 쉽지 않았던 상황 속에서, 남의 입을 통해 아웃팅 당하느니 제 스스로 커밍아웃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지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미팅이 진행된 이후 2주 정도 다시 만났지만, 올해부터는 그 어떤 관계도 이어지지 않았다"며 "출연 전 변호사를 선임하여 현재 소송을 준비 중이다"고 했다.
'너의 연애' 제작사 또한 SNS에 "출연자 관련 이슈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섭외 과정에 대해 해명했다.
제작사는 "'너의 연애' 출연자 섭외는 공개 모집 공고를 통해 지원자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그 외엔 성 지향성이 일치하는 캐스팅 디렉터를 통해 출연 의사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출연진 구성 과정에서 불법적이거나 부적절한 접근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총 3차에 걸친 심층 미팅을 통해 출연자 각각에 대한 신중한 검토를 거쳤다"며 "그런데도 모든 부분을 확인하고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점을 인정한다"면서 출연자 검증 문제가 있던 부분에 사과했다.
다만 "출연자들에 대한 과도한 비방글이 유포되고 있다"며 "이 상황 또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들에 대한 무분별한 공격이나 혐오 표현이 더 이어지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