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추카 선수와 격분하며 충돌…주심, 팔로 'X' 그리며 인종차별 프로토콜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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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안토니오 뤼디거가 인종차별 피해를 주장했다.
뤼디거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추카(멕시코)와의 대회 조별리그 H조 2차전에 막판 교체 투입됐다.
수비수 뤼디거는 후반 추가시간에 파추카 수비수 구스타보 카브랄로부터 파울을 얻어냈다.
그 직후 카브랄이 흥분하며 뭔가를 말했고, 뤼디거는 격분했다. 두 선수는 강하게 충돌했다.
브라질 출신의 주심 라몬 아바티는 팔로 'X'자를 그려 보이며 인종차별 프로토콜이 개시됨을 알렸다.
이는 인종차별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주심이 이를 인지하고 절차에 따라 처리 중임을 알리는 표시다.
이후 두 선수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흥분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뒤 사비 알론소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인종차별 피해를 봤다는 뤼디거의 주장을 전하며 이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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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연합뉴스]
알론소 감독은 "뤼디거가 우리에게 뭔가를 말해줬다. 우린 그를 지지하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지켜보겠다. 인종차별 프로토콜이 시작된 만큼, FIFA가 사건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는 무관용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축구장에서 이런 일은 용납될 수 없다. 뤼디거가 그렇게 말했고, 우린 그를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브랄은 인종차별을 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카브랄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인종차별 의도는 전혀 없었다. 아르헨티나에서 쓰는 표현으로 '망할 겁쟁이'라고 불렀을 뿐이다. 그 이상은 없었다. 인종차별 의도는 없는 말이다. 겁쟁이는 그저 겁쟁이라는 뜻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무릎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뤼디거는 이날 두 달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레알 마드리드는 3-1로 파추카를 물리치고 대회 첫 승리를 거뒀다.
인종차별 프로토콜은 FIFA가 지난해 가을 열린 총회에서 승인해 전 세계에서 시행되고 있다.
심판이 X자를 그리면 3단계로 절차가 진행된다. 1단계는 문제의 발언이 끝날 때까지 경기를 잠시 멈추는 것이며, 2단계 경기 중단, 3단계 몰수패 등의 조처가 가능하다.
ah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23일 09시24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