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 흘려 일했지만 돌아온 건 대금 체불[2030세상/배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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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슬 도배사·‘청년 도배사 이야기’ 저자 최근 한 인테리어 업체의 의뢰를 받아 도배 작업을 했다. 나흘 동안 16명의 인원이 투입된, 제법 규모가 큰 현장이었다. 더운 날씨에 작업 여건도 좋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고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작업을 마치자 업체는 비용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2주, 3주가 지나도록 돈을 주지 않더니 급기야 본인들도 집주인에게 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직접 집주인을 찾아가 받으라고 했다. 업체를 믿고 일한 나로서는 황당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집주인을 만났다. 돌아온 대답은 인테리어 업체에 이미 모든 비용을 지급했다는 것이었다. 돈을 못 받았다는 사람과 이미 줬다는 사람 사이에 끼어 진실도 알 수 없었고, 돈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무더운 날씨에 비 오듯 땀 흘리며 일했던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 누군가는 땀에 흠뻑 젖은 옷을 하루에 두세 번씩 갈아입기도 했고, 아이스크림 내기를 하며 잠깐이나마 더위를 식히기도 했다. 다같이 지치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서로를 북돋아가며 일했다. 올 7월은 가뜩이나 장마와 휴가철에 부동산 침체까지 겹쳐 도배사들의 일감이 줄어든 시기였다. 일이 많지 않을 때 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일했는데, 그 시간들이 모두 허무하게 사라지고 말았다. 놀랍게도 일하고도 돈을 받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나와 우리 팀에만 일어난 특별한 일도 아니다. 돈을 받지 못한 도배사들의 이야기는 심심찮게 들려온다. 누구는 소송 끝에 받아냈고, 또 다른 누구는 몇 년에 걸쳐 조금씩 겨우 다 돌려받았다고 했다. 돈을 주지 않는 업체 중에는 소액씩 지급하며 돈을 지급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명분만 만들어 놓기도 하고, 개인회생을 신청해 법의 사각지대에 숨어 버리기도 한다. 이처럼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작업 전 계약서를 쓰거나 대금을 선금, 중도금, 잔금으로 나눠 받는 방법을 고민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라 어려움이 있다. 설령 그 어려움을 넘어 계약서를 작성한다고 해도 업체가 돈을 주지 않고 버티면 결국 법적인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다. 내가 일한 대가를 제때 받고 싶을 뿐인데, 이를 위해 막대한 시간과 비용, 정신적 에너지를 소모해야만 하는 것이다. 도배는 결과물이 눈에 보이기 전부터 이미 눈에 보이지 않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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