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술지주는 BRIDGE 3.0 사업을 통해 자회사의 기술 상용화와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IT동아는 이러한 지원으로 성장 중인 기술지주 자회사들의 기술력, 사업화 성과, 기업가 정신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흡연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은 오랜 시간 반복됐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대립, 단속과 민원, 늘어나는 도시 관리 비용까지. 문제는 분명 존재하지만, 해법은 늘 규제와 계도에 머물러 있었다. 이 오래된 구조를 바꾸기 위해 ‘데이터 인프라’라는 관점에서 흡연에 접근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흡연 위치 정보 플랫폼 ‘퍼프존(PuffZone)’을 운영하는 ‘포트존(Portzone)’이다.
송준 포트존 대표 / 출처=IT동아
송준 포트존 대표는 흡연 문제를 도덕이나 태도의 영역이 아닌, 정보 구조의 문제로 규정한다. 흡연자가 합법적인 흡연장소를 찾지 못해 비흡연 지역에서 담배를 태우는 과정에서 각종 갈등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정보 공백 해소에 집중했다.
“왜 지도에는 흡연구역 표시가 없을까?”…사소한 질문에서 시작된 앱 개발
송준 대표의 창업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흡연자인 그는 평소 흡연 구역에 대한 정보를 찾는 과정에서 의아함을 느꼈다. 식당, 카페, 병원, 화장실까지 안내하는 지도 서비스는 넘쳐나지만, 흡연구역 정보는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송준 대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 세계 흡연 인구는 약 12억 명에 이르지만, 국가와 도시를 넘나들며 사용 가능한 통합 흡연 위치 지도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 결과 흡연자의 상당수는 합법적인 흡연 장소를 찾지 못한 채 비흡연 구역에서 흡연하게 되고, 이는 민원과 갈등으로 이어진다. 비흡연자의 불편과 흡연자의 불안이 동시에 발생하는 구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갈등의 원인은 흡연 행위 자체가 아니라 정보의 공백에 있다고 봤다. 흡연자의 불편을 끝내야 금연자의 피해가 끝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흡연 지도를 만들기로 한 송준 대표는 단순한 흡연 위치 안내가 아닌 흡연 인프라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결심했다.
퍼프존 서비스 이미지 / 출처=포트존
그는 “흡연·금연 구역을 단순히 표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해당 공간을 하나의 ‘도시 인프라 데이터’로 구조화하는 기능을 퍼프존에 담았다.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흡연구역과 금연구역 정보를 구축하고, 사용자 제보를 통해 이를 지속해서 보완하는 방식으로 정확도를 높였다”며 “이 과정에서 핵심은 공간 데이터 설계다. 국가별로 다른 좌표계를 자동 변환하고, 공공데이터와 사용자 데이터 간 정합성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포트존은 퍼프존을 통해 축적되는 데이터를 또 다른 방식으로 활용한다. 특정 지역과 시간대에 흡연 수요가 집중되는 패턴, 이용 빈도, 이동 동선 등 흡연자 행동을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GPS 기반 데이터를 축적, 활용하는 것이다.
퍼프존 이용자의 이동 경로를 시각화한 모습 / 출처=포트존
송준 대표는 “이용자의 특성을 담은 데이터를 구축해 광고에 활용하면, 불특정 다수가 아닌 흡연자와 직접 연관된 서비스나 매장 정보를 정확하게 연결하는 타깃 광고가 가능하다. 예컨대 사용자가 실제로 흡연구역을 탐색하는 상황에서 인근 전자담배 매장이나 관련 서비스 정보를 함께 제공하는 식이다”라며 “이용자 행동과 무관하게 노출되는 일반 광고와 달리, 실제 상황과 맥락에 기반한 정보 제공이 가능하다. 흡연 인프라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되는 데이터의 활용 사례”라고 말했다.
포트존은 지난 2026년 1월 퍼프존을 정식 출시한 이후 짧은 기간 동안 의미 있는 데이터를 축적했다. 13만 건 이상에 달하는 흡연 관련 공간 정보를 등록했고, 사용자가 흡연구역을 찾는 데 걸리는 평균 시간을 기존 수 분 단위에서 수 초 단위로 줄였다.
퍼프존 지도에서 확인 가능한 흡연 구역 / 출처=포트존
송준 대표는 “이용자가 합법적인 흡연 공간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동선과 불안이 함께 줄어든다. 이는 자연스럽게 비흡연자의 체감 불편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퍼프존은 흡연자 행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역별 이용 빈도와 밀도를 분석하며, 흡연 행태를 정량적으로 파악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퍼프존 지도에서 확인 가능한 흡연 구역을 세부화한 모습 / 출처=포트존
그는 이어 “퍼프존 사용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배지 기반 등급제와 제보 검증 시스템을 함께 운영 중이다. 흡연구역 정보를 제보하면 포인트가 지급되며, 일정 기준을 충족한 이용자에게는 신뢰도 배지를 부여한다. 예컨대 흡연구역 제보가 검증을 거쳐 반영될 경우 포인트가 적립되고, 누적 활동에 따라 등급이 상승하는 구조”라며 “단순 제보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장치이며, 현행 토스인앱 포인트 지급 외에도 향후 외부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포인트 보상 방식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퍼프존 사용자가 흡연가능 지역을 인증하는 모습 / 출처=포트존
서울과기대 기술지주 투자로 사업 구조 고도화
포트존은 창업 초기 서울과학기술대학교의 예비창업패키지(2023년)와 글로벌 협업 프로그램(2025년) 등의 지원을 받았다. 해당 지원을 통해 기술 검증과 사업 구조 고도화, 해외 확장 전략을 점검할 수 있었다.
송준 대표는 “서울과기대에서 학부와 석사 과정을 거치며 대학 창업 동아리 시절부터 사무공간과 시제품 제작을 위한 기초 자금 지원을 받아 서비스를 구체화할 수 있었다. 이후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하고 현지 투자자 및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며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투자사들과의 미팅을 통해 일본과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서울과기대 기술지주로부터 투자도 유치하며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덕분에 퍼프존의 서비스 범위를 일본과 홍콩 등지로 확장할 수 있었다. 데이터 표준화, 정책 환경 이해,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함께 고민하는 사업 구조 고도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퍼프존을 단기 서비스가 아닌 장기 인프라 사업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퍼프존에서 확인 가능한 일본의 흡연 구역 정보 / 출처=포트존
포트존은 브리지(Bridge) 3.0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브리지 3.0 사업은 교육부가 운영하는 '대학 창의적 자산 실용화 지원 사업'으로, 대학의 연구 성과를 기업과 연결해 기술 이전 및 사업화 촉진을 목표로 한다.
송준 대표는 “포트존은 브리지 3.0 사업을 통해 대학의 기술·연구 자산을 실제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하는 과정을 경험했다”며 “흡연 인프라와 같은 도시 생활 데이터 영역에서도 대학의 연구 결과가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흡연 인프라 데이터 도시 정책과 연계해 활용 추진
포트존의 장기 목표는 흡연 인프라 데이터를 도시 정책과 연계하는 것이다. 향후에는 API 형태로 데이터를 개방해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도시 관리와 정책 설계에 참고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송준 대표는 “현재 국내 흡연구역 정보는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일부 제공되고 있지만, 지자체별로 기준과 형식이 제각각이라는 한계가 있다.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거나 분석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흡연구역 관련 공공데이터는 존재하지만 표준화된 데이터셋으로 활용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포트존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단위의 흡연 관련 데이터를 자체 기준으로 정제·표준화해 축적하고 있다. 공공데이터와 사용자 제보 데이터를 결합해 중복·오류 정보를 걸러내고, 위치·유형·이용 패턴 등을 일관된 구조로 정리하는 방식이다. 흡연구역 정보를 단순히 모아두는 것이 아니라, 연구와 분석에 활용 가능한 형태로 가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송준 포트존 대표 / 출처=IT동아
그는 이어 “정제된 흡연 데이터를 확보하면, 향후 흡연과 건강 사이 상관 관계를 연구하는 민간기관이나 연구기관과의 협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퍼프존 서비스 이용자가 단순히 흡연자인지 비흡연자인지 조사하는 데서 나아가 액상 담배를 피우는지, 주요 이동 경로는 어디인지 등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흡연과 건강, 사망률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기관이나 정책 연구 단체에 유의마한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도시 관리나 정책 등에 퍼프존 데이터를 연계해 도시 설계 초기부터 흡연자의 주요 이동동선에 맞는 흡연구역이 설치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포트존의 향후 행보에 많은 관심 바란다”고 전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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