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토스가 10주년을 맞았어요. 브랜드에게 10년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지만, 토스에게는 여전히 갈 길이 먼 ‘초기’일지도 몰라요. 그래서 토스는 이번 10주년을 새로운 출발선으로 삼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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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향성은 10주년 캠페인의 이름에도 담겨 있어요. ‘10 to 100’, 지난 10년을 디딤돌 삼아 앞으로의 100년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예요. 그리고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토스와 사용자가 직접 만나고 경험할 수 있는 물리적인 접점이었어요. 그렇게 토스 10주년 기념 공간, ‘스퀘어 오브 토스’가 탄생했어요.
하루에도 수많은 팝업이 생기고 사라지는 성수동에서, 단지 사람을 많이 불러모으는 것 이상의 좋은 브랜드 경험을 설계하기 위해 고민했던 세 가지 지점을 나눠볼게요.
1. 캠페인 의도가 녹아든 로고와 공간 찾기
기획 초기에 가장 중요한 두 가제 과제가 있었어요. 캠페인의 의미를 담은 로고를 만드는 것과, 그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
10 to 100은 ‘금융에서 일상으로,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국내에서 글로벌로’ 나아가겠다는 방향성과 함께 10년의 시작에서 100년의 여정으로 향한다는 뜻을 담고 있어요. 그래서 로고도 단순한 타이틀이 아니라, 변화의 여정을 시각화하는 데 집중했어요.

10은 현재의 출발선, 100은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를, to는 그 사이 움직임과 전환을 상징하는 흐름을 뜻해요. 이를 표현하기 위해 10과 100은 정적인 사각형 안에, to는 유동적인 원형으로 배치해 정체성과 움직임을 동시에 담았죠.
이 로고에 담긴 메시지를 실제로 구현할 공간 역시 중요했어요. 사실 공간을 찾을 무렵, 스퀘어 오브 토스의 주요 프로그램은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져 있었어요. 토크 세션, 전시, 굿즈샵, 라이브러리 등 프로그램의 방향이 분명했기 때문에 기획 의도를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을 역으로 찾기 시작했죠.
서울역, 안국, 광화문 등 다양한 후보지를 돌며 결정한 공간은 성수동의 ‘앤더슨씨’였어요. 이곳은 중앙 광장을 중심으로 두 동의 건물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구조예요. 프로그램을 유기적으로 배치할 수 있고, 하나의 흐름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연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10에서 100으로, 점에서 선으로 흐르는 여정을 공간에서도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캠페인의 메시지와도 잘 어울린다고 느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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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내 삶에 닿는 이야기 찾기
좋은 공간을 찾았으니, 이제 중요한 건 공간을 채울 프로그램을 구체화 하는 일이었어요. 집중한 질문은 하나였어요.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와 영감을 얻어갈 수 있을까?”기꺼이 시간을 내어 걸음 해준 분들에게, ‘내 삶에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분명히 전하고 싶었거든요.
그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 ‘토스 위닝 세션’과 ‘넥스트 토크 세션’이었어요. ‘위닝 세션’은 디자인, 개발, 비즈니스 등 6개 분야의 리더들이 직접 토스의 실패와 성장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는 자리였어요. 완성된 결과보다 과정 속에서 얻은 배움과 시행착오에 집중했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의 고민과 겹쳐 생각해볼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죠.

‘넥스트 토크 세션’은 더욱 일상에 가까운 이야기들을 담았어요. 정희원 노년내과 교수, 김경일 인지심리학 교수, 송길영 작가 등 각자의 분야에서 오랜 시간 지혜를 나눠온 연사들을 초청해, 다양한 ‘출발선’에 선 사람들에게 필요한 통찰과 조언을 전했어요.
누구나 각자의 속도로 인생의 다음 챕터를 준비하고 있잖아요. 그런 분들에게 힘이 되거나, 위로가 되거나, 혹은 새로운 시선을 건넬 수 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어요.

발표가 진행된 공간도 단순한 무대가 아닌, 서로의 이야기가 오갈 수 있는 광장 같은 구조로 설계했어요. 고대 그리스의 토론장 ‘아고라’를 참고해 계단식 벤치 좌석을 마련하고, 연사와 관객이 같은 눈높이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했어요. 스포트라이트보다는 자연광과 미색 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발표자가 아닌 ‘이야기 자체’에 몰입할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3. 브랜드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전환하기
브랜드가 전하는 메시지가 사용자에게 진심으로 닿기 위해서는, 이야기와 사용자 간의 연결되는 지점이 있어야 해요. 이 연결고리가 약하면, 아무리 정성 들여 만든 메시지도 ‘그냥 어떤 회사의 이야기’로만 들리기 쉽죠. 토스의 이야기를 나의 이야기로 전환하기 위해, 세 가지에 신경 썼어요.
1️⃣ 실생활의 감각으로 표현하기
2월 초 공개한 토스 10주년 데이터 리포트를 바탕으로 스퀘어 오브 토스에서 선보인 전시 ‘10의 여정’은, 숫자 중심의 이야기 대신 실생활에 가까운 감각으로 표현했어요.
대출 비교로 아낀 ‘5억 시간’을 ‘휴가 8.3일’로, 송금 수수료로 아낀 1조 9천억 원을 ‘전국민 1인당 아메리카노 9잔’으로 환산해서 표현했죠. ‘토스가 이만큼 해냈다’는 숫자보다, 사람들이 삶에서 어떤 변화를 체감했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 더 설득력 있다고 믿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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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키워드를 나의 언어로 풀기
토스가 지난 10년 동안 중요하게 여겨온 태도를 10개의 키워드로 정리해 공간 곳곳에 심어두었어요. 이 키워드들은 토스팀이 일할 때마다 되새겼던 말들이자, 동시에 토스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 키워드를 단지 토스의 언어로만 남기고 싶지 않았어요. 스퀘어 오브 토스를 찾는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키워드를 받아들이길 바랐죠. 그래서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인 설명을 덧붙였어요.

예를 들어, ‘STAY DRIVEN’은 토스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2019년을 상징하는 키워드예요. 당시 토스는 천만 명이 사용하는 앱으로 자리잡았고, 뱅크·증권 등 새로운 계열사로 확장을 고민하던 중요한 전환점이었어요.
하지만 이러한 조직의 맥락을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추진력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 어떤 날은 빠르게, 어떤 날은 느리게 가더라도 멈추지 않는 것”처럼, 누구나 자기 삶의 맥락에 맞춰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를 덧붙인 거죠. 이렇게 브랜드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했어요.
또, 선택한 키워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함께 구성했어요.
- 선택한 키워드로 나만의 키링을 만들 수 있는 ‘키링 워크숍’
- 셀피존에서 키워드와 함께 인증 사진을 남기는 ‘키워드 포토존’
- 키워드가 담긴 티셔츠, 모자를 구입할 수 있는 ‘기념품숍’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며 각자에게 의미 있는 키워드를 고르고, 그 키워드를 통해 토스 10주년의 이야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담아가길 바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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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갖고 싶은 이미지로 만들기
사람들이 키워드에 더 오래 머물고, 스스로 의미를 연결해볼 수 있도록 디자인적인 장치도 고민했어요. 그중 하나가 바로 서체였어요.
서체는 단순한 텍스트를 넘어서, 브랜드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각인시키는 좋은 도구라고 생각했거든요. 특히 10개의 키워드를 캠페인 곳곳에 활용하는 만큼, 그 형태에도 브랜드의 철학과 정서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길 바랐어요.
그래서 디자인 스튜디오 ‘오렌지 슬라이스 타입’과 함께 전용 서체 ‘Toss SoT’를 만들었어요. 이 서체는 10에서 100으로 나아가는 여정을 굵고 단단한 선과, 끝에서 유연하게 풀리는 흐름으로 표현했어요. 구조 안에는 여백과 긴장감을 담아보려고 했는데요. 조형적 리듬은 간결함과 여유, 의지와 가능성을 동시에 담아내서, 캠페인의 정서와 맞닿아 있도록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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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읽는 문장이 아니라, ‘갖고 싶은 이미지’가 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거예요. 누군가에겐 이 키워드가 소장하고 싶은 말이 되고,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문장이 될 수 있길 바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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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10 to 100 캠페인 이름처럼, 100을 향해 가는 여정 속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토스를 경험하고 긍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 갈게요. 이 기록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작지만 실질적인 힌트가 되었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