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5년 만에 직배송 '결단'…쿠팡에 맞선 네이버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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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처음으로 물류센터를 마련하고 직접 배송사업에 뛰어든다. 쇼핑 사업이 커지자 외부에 배송을 맡기는 전략을 전면 수정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수도권을 시작으로 전국에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한강을 기준으로 남쪽과 북쪽에 물류센터를 확보하기 위해 후보 부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네이버는 부지를 사서 물류센터를 짓는 방안과 기존 물류센터를 인수하거나 장기 임차하는 방안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단독] 25년 만에 직배송 '결단'…쿠팡에 맞선 네이버 '초강수'

2001년 쇼핑 사업을 시작한 네이버는 2019년까지 배송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판매자가 물류회사를 선정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했다. 2020년 CJ대한통운과 협력 관계를 맺었고, 이후 스타트업인 파스토와 품고 등이 네이버 물류 체계에 들어왔다. 판매자는 이들 물류회사 중 한 곳을 선정하면 된다.

이런 외부 물류 방식은 창고를 보유하지 않고 물류회사의 보관·포장·배송 역량을 활용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을 줄여줬다. 네이버는 이들 회사를 활용해 ‘도착보장’과 ‘N배송’ 등의 이름으로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에 대응해왔다.

하지만 배송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외부 배송 방식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외부 회사 협력 방식은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출고 마감 시간과 재고 배치, 배송 품질, 물류 단가를 쇼핑회사가 직접 통제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국에 물류망을 구축한 쿠팡은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운영으로 배송 효율을 끌어올렸다”고 했다.

네이버는 수도권에 자체 물류거점을 조성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에 물류센터를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보관, 포장, 출고뿐만 아니라 라스트마일(소비자와 만나는 최종 배송 구간) 배송 인력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네이버가 쿠팡 자체 배송 인력인 ‘쿠팡친구’(옛 쿠팡맨)처럼 앞으로 ‘네이버친구’ 모델도 검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에 물류센터 구축…직배송 시대 예고
커머스 매출 비중 30%로 커지자, 자체 물류 인프라로 쿠팡에 도전

네이버가 쇼핑 사업을 시작한 지 25년 만에 자체 물류센터 확보에 나선 건 외부 물류회사와의 연합만으로는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등장으로 ‘제로클릭’ 시대를 맞은 네이버가 클라우드와 함께 쇼핑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것은 절대 강자인 쿠팡을 이기기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물류센터 전국으로 확대

네이버가 첫 물류센터 거점으로 찍은 곳은 수도권이다. 서울을 포함해 경기 용인, 이천, 양주 등 물류센터가 밀집한 수도권 여러 권역에서 자체 물류센터를 물색하고 있다. 소비자가 많고 주문 밀도와 빠른 배송 수요가 가장 높은 수도권에서 ‘네이버판 로켓배송’의 사업성을 먼저 시험하려는 전략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4월 30일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배송은 커머스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물류 직접 투자 모델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네이버가 물류 전략을 전면 수정한 배경에는 기존 제휴형 물류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는 자체 반성이 있다. 네이버는 2020년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계기로 네이버풀필먼트얼라이언스(NFA)를 구축했다. 외부 사업자를 묶어 배송망을 빠르게 넓히는 모델이었다. 직접 물류센터를 짓고 배송 인력을 고용하지 않아도 판매자에게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창고 임대료와 설비 투자, 재고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 외부 의존 한계 드러나

배송이 커머스 성패를 가르는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자 장점은 약점으로 변했다. 출고 마감 시간, 재고 배치, 반품 처리, 배송 품질은 모두 현장 운영과 맞물려 있다. 협력 물류사가 배송 단가 인상을 요구하면 무료배송과 무료반품 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

쿠팡은 지금까지 약 10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9개 대형 물류센터와 227개 캠프(소규모 배송 거점)를 지었다. 이를 기반으로 물류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운영을 추가해 배송 효율을 높였다.

쿠팡의 ‘로켓그로스’ 확대 행보도 네이버를 압박하고 있다. 로켓그로스는 판매자 상품을 쿠팡 물류센터에 입고시키면 쿠팡이 보관·포장·배송·반품을 대신 처리하는 서비스다. 직매입 중심이던 쿠팡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핵심 기반인 중소 판매자까지 흡수하는 것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판매자가 편의성을 이유로 쿠팡 생태계로 이동하면 네이버 커머스 기반은 빠르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PBR 1배’의 승부수

커머스 사업이 핵심 수익원으로 떠오른 네이버로선 물류센터 투자가 필수적인 환경이 됐다는 얘기다. 네이버의 커머스 부문 매출은 2020년 1조897억원에서 2025년 3조6884억원으로 약 3.4배로 늘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0.5%에서 30.6%로 높아졌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쿠팡이 이기고 있다. 지난해 11월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여파로 이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반년가량이 흐른 지난달 쿠팡의 신용카드 추정 결제금액은 4조8337억원으로, 사건이 터진 지난해 11월(4조4735억원)보다 오히려 3601억원 늘어났다. 월간활성이용자(MAU)도 같은 기간 3442만 명에서 3509만 명으로 67만여 명 증가했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쿠팡의 대안을 딱히 찾기 어렵다는 얘기”라며 “이는 전적으로 로켓배송에 길들여진 결과로, 로켓배송은 자체 물류센터에 기반을 둔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로선 결국 쇼핑에서 승부를 띄운 것이다. 검색 사업 이후 미래를 그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네이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6일 기준 1배 수준이다. 네이버가 보유한 본사, 데이터센터를 모두 판 가격과 주가가 같다는 얘기로, 기술회사로선 주가가 매우 낮다.

안정훈/오형주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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