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AI 배우 논란…"누구의 얼굴인가?" [이슈+]

3 hours ago 3

AI 배우 '린시옌'(왼쪽)과 '친링웨'(오른쪽)가 손을 흔들고 있다. / 사진=야오커 미디어 웨이보 캡처

AI 배우 '린시옌'(왼쪽)과 '친링웨'(오른쪽)가 손을 흔들고 있다. / 사진=야오커 미디어 웨이보 캡처

"앞으로 웨이보(중국의 SNS)를 통해 우리의 일상을 공유할 거예요. 남겨주신 댓글은 하나도 빠짐없이 읽을게요."

영상 속 남녀 배우가 이같이 말하며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든다. 팬을 향한 연예인의 평범한 인사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인간 배우가 아니라 AI 배우다.

최근 인공지능(AI) 배우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중국의 영상 제작사 야오커 미디어가 '린시옌' '친링웨' 등 AI 배우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시작됐고, 최근 숏폼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AI 배우를 더욱 왕성하게 활용하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특히 AI 배우의 외모가 실제 배우들과 흡사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상황에서 유명 배우의 얼굴 등 고유 IP를 AI 배우 제작에 사용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AI 배우' 주목…"연기자라는 직업 사라질지도"

AI가 발전하면서 AI 배우에 대한 화두는 수년 전부터 불거졌다. AI 배우를 배우로 볼 수 있는지, 이들이 기존 배우들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냐는 게 대표적인 화두다.

지난해 9월 AI 배우 틸리 노우드의 등장에 할리우드가 시끄러웠던 게 대표적인 사례다. 틸리 노우드는 배우이자 코미디언인 일라인 반 더 벨던이 설립한 AI 제작사 산하에서 만들어진 AI 배우다.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은 "틸리 노우드는 배우가 아니라, 수많은 전문 연기자의 작업으로 허락이나 보상 없이 훈련받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생성한 캐릭터"라며 동료 배우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했다.

AI 배우 '틸리 노우드'가 시상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틸리 노우드 인스타그램 캡처

AI 배우 '틸리 노우드'가 시상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틸리 노우드 인스타그램 캡처

국내에서도 AI 배우들의 등장으로 "몇 년 만에 배우라는 직업이 다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하소연이 나온다.

한 중년 배우는 "광고도 AI 배우들이 촬영한 지 몇 년 됐고, 드라마까지 나온다고 하니 앞으로 연기를 어디에서 해야 하나 싶다"며 "연극 무대는 그래도 직접 대면하는 거라 사라지지 않을 테니, 연극이나 더 해볼까 싶다"고 토로했다.

한 대형 매니지먼트사 임원 역시 "AI 배우들로 대체되면 매니저라는 직업도 사라지지 않겠냐"며 "몇 년이나 더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배우 위협? "아직은 논의해야 할 부분 많아"

영상 관계자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배우들이 촬영하기 힘든 위험한 장면, 혹은 젊은 시절이나 노년기를 연기해야 할 때 "AI 기술을 사용해 왔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촬영 현장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 "이제는 기술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 드라마가 촬영을 마친 후, 주연 배우 중 한 명의 과거 행적이 논란이 됐을 때 "AI로 얼굴만 바꿔서 송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해당 드라마 관련 관계자는 "다만 막대한 비용과 법적인 문제가 우려돼 AI 배우 도입은 흐지부지됐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AI 배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 특히 법적 리스크가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AI 배우의 외모가 실제 배우와 비슷할 경우 초상권·퍼블리시티권 침해와 명예훼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창배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외모의 AI 배우는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실제 배우와 비슷한 외모의 AI 배우는 초상권 침해 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또한 실제 배우로 오인될 수 있는 AI 배우가 부정적인 콘텐츠에 활용될 경우 명예훼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AI 배우의 등장으로 소수의 유명 배우는 데이터 사용 계약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지만 신인 배우와 배우 지망생은 작품에 출연할 기회조차 얻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AI 배우와 인간 배우의 공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연/이수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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