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요즘 극장가에서 영화 ‘오디세이’ 열풍이 불고 있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오는 여정을 다룬 영화다. 노후 준비와 관련해서 주목할 부분은 세이렌과의 조우 장면이다. 세이렌은 바다에 사는 요정으로 아름다운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한다. 세이렌의 노래를 들은 선원들은 이성을 잃은 채 자신도 모르게 바다로 뛰어들어 죽는다. 오디세우스는 어떻게 세이렌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었을까? 그는 먼저 선원들의 귀를 밀랍으로 막아 세이렌의 노래를 듣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자기 몸을 밧줄로 돛대에 묶고, 선원들로 하여금 세이렌이 사는 해협을 통과할 때까지 풀지 못하게 했다. 이렇게 해서 오디세우스와 선원들은 죽음의 바다를 무사히 건넜다. ‘오디세우스 약정’이라는 말은 여기서 유래했다. 오디세우스 약정은 현재 의사결정 능력이 온전할 때 미래의 선택권을 제한해 두는 것을 뜻한다. 먼 미래에 달콤한 유혹에 빠져 어리석은 결정을 내리거나 공포와 불안에 질려 불합리한 선택을 하는 걸 방지할 수 있다. 또 인지능력이 떨어져 제대로 된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할 수도 있다. 노후 자금을 준비하는 여정에는 우리를 유혹하는 세이렌들이 가득하다. 노후 준비는 ‘나의 강한 의지’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나의 나약함’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오디세우스 약정이 필요한 순간과 대처 방법은 무엇일까. ●노후 대비를 위해 강제 저축 장치 만들자 첫 번째 세이렌은 노후 대비용 저축을 미루고 중도에 깨는 것이다. 수명 연장으로 은퇴 기간이 늘어난 만큼 노후 자금을 마련하려면 저축부터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젊어서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저축을 미루고, 저축을 시작해도 중도에 그만두기 십상이다. 하루빨리 저축을 시작하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으려면 연금저축, 개인형퇴직연금(IRP) 등의 연금 계좌를 활용하는 게 좋다. 연금 계좌 가입자는 연간 최대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으며 저축할 수 있다. 총급여가 5500만 원(종합소득 4500만 원) 이하면 세액공제 대상 금액의 16.5%, 많으면 13.2%를 돌려받을 수 있다. 연금 계좌 적립금을 만 55세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면 낮은 세율(3.3∼5.5%)의 연금소득세만 납부하면 된다. 하지만 55세 이전에 적립금을 중도에 찾거나 연금 계좌를 해지하면 인출액의 16.5%를 기타 소득세로 내야 한다. 저축할 때 받았던 절세 혜택을 고스란...
노후를 지켜주는 ‘오디세우스 약정’[김동엽의 금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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