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이웅희 감독은 병산서원 훼손 논란에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11일 서울시 구로구 디큐브시티 더세인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KBS2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이하 '남주의 첫날밤') 제작발표회에서 이 감독은 "드라마 제작 과정에서 안동 병산서원 문화재 훼손 사건 때문에 많은 분께 실망을 끼쳤다"며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잘못한 것이 맞고 촬영분은 전부 폐기했다"며 "KBS 차원에서도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해서 문화유산 촬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대단한 걸 했다고 생색내려는 게 아니라 아직 국가유산청이나 경찰, 관계 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기에 최소한의 조치를 취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에 따르면 병산서원은 목재 특성상 1년간은 추적관찰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복구한다거나 이런 것보다는 추적관찰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드라마가 지친 일상에서 활력을 드리고 기쁨을 드려야 하는 매체인데 그 제작 과정에서 안 좋은 소식을 듣게 해 진심으로 죄송하고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
'남주의 첫날밤' 측은 지난해 12월 30일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만대루와 동재 보아지(기둥과 들보를 연결하는 보강용 널 조각)에 촬영 소품을 설치하기 위해 총 10곳에 못을 고정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촬영팀은 소품용 모형 초롱 6개를 달기 위해 만대루 나무 기둥에 못 자국 5개를 남긴 것으로 파악됐다. 못 자국은 개당 두께 2∼3㎝, 깊이 약 1㎝로 조사됐다.
KBS 드라마 현장 소품팀 관계자 3명을 병산서원 훼손 혐의(문화유산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로 검찰 송치되기도 했다.
안동시는 해당 촬영분에 대한 폐기를 요청했고, KBS는 이를 수용하고 병산서원 촬영 분량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는 평범한 여대생의 영혼이 깃든 로맨스 소설 속 병풍 단역이 소설 최강 집착남주와 하룻밤을 보내며 펼쳐지는 로맨스 판타지물이다. 서현, 옥택연 주연으로 이날 첫 방송 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