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한 교수의 정보의료·디지털 사피엔스] AI 팩토리와 생존의 무한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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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즈에서 인간은 컨베이어 벨트 속도에 맞춰 종일 나사만 조이는 부속품으로 전락했다. 알고리즘 속도에 맞춰진 플랫폼 노동에 이어 인간의 생각과 판단의 추출에 성공한 인공지능(AI)이 미래 인간 삶의 모든 활동을 예측하고 결정할까? 한나 아렌트는 저서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의 '활동적 삶'을 '노동(Labor)' '작업(Work)' '실현(Action·행위)'의 3단계로 봤다. 노동은 생명 유지의 필수 불가결 조건이다. 삶에 순환과 활력을 제공하지만 노동의 산물은 생산되자마자 덧없이 소비되고 소멸되는 것과 달리, 작업의 산물은 도구, 건축, 예술품처럼 축적되며 '인공적 환경'을 제공해 안정된 삶을 가능하게 한다. '덧없는 노동'과 '생존의 무한 굴레'를 벗어나 인간은 비로소 '자신만의 세계성인 자유'를 획득한다. 노동이 생존이고 작업이 사물 만들기라면, '생각의 실현'은 진정한 자유를 찾아 '인간다움'을 완성해 가는 단계다. 인간다운 생각의 실현이라는 교차점에서, 아렌트 사상의 두 축인 '생각하는 삶'과 '활동적 삶'을 만난다. 산업사회 '제조 공장'은 사람의 '근력'과 '숙련'을 기계에 외주했다. 증기기관은 인간보다 힘이 셌고, 기계는 장인보다 빠르고 정확한 동작을 반복했다. 제조 비용은 급격히 낮아졌고 인류는 물질적 풍요를 얻었다. 하지만 외주의 대가는 컸다. 물건을 시작부터 끝까지 만들어가는 장인의 '작업'과 전 과정에 대한 '이해'는 잊혔고, 미리 설계된 생산과정의 한 부분만을 '덧없이 반복'하는 '노동'으로 전락했다. 장인은 단순 노동자가 됐다. 공장은 생산량에서 장인을 앞섰지만, 노동자는 더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할 수 없게 됐다. 인터넷 시대 '정보 공장'은 우리의 '기억'과 '정보처리'를 검색엔진과 플랫폼에 외주했다. 정보는 넘쳐나도 믿음직한 양질의 정보가 아닌 왜곡과 잡음투성이였다. 플랫폼에 가입한 사람들은 정보에 압도되며, 왜 이 정보인지, 어떻게 처리되는지 더 이상 '이해'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게 되었다. 플랫폼이 정보의 구조와 흐름을 지배했다. 전문 지식의 생산과 유통을 주도했던 '지식노동자'는 이제 플랫폼 콘텐츠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사용자'로 전락했다. 인공지능(AI) 시대 '지능 공장'인 '클라우드'와 '반도체 팹' 건설 열풍이다. 'AI 팩토리' 시대의 개막이다. 생각하기, 글쓰기, 코딩하기, 판단하기는 외주된다. 산업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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