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1540억 법인세 불복' 2심도 승소…또 제동걸린 빅테크 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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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가 국내 과세당국과 벌인 1500억원대 법인세 불복 소송의 항소심에서도 이겼다. 국세청이 글로벌 빅테크에 매긴 거액의 세금이 법원에서 줄줄이 취소되는 양상이다.

서울고등법원 행정9-1부(고법판사 홍지영 김동완 김형배)는 7일 구글코리아가 서울 역삼세무서장과 강남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등 징수처분 취소소송에서 역삼세무서장의 항소를 기각했다.

구글코리아는 2016년 9월~2018년 12월 국내에서 벌어들인 광고수익 1조5112억원 중 경비 등을 제외한 9751억원을 광고 재판매 수수료 명목으로 싱가포르 법인인 구글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GAP)에 보냈다. 구글코리아는 GAP로부터 확보한 광고 인벤토리(공간)를 국내 광고주한테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는다. 국세청은 이를 ‘사용료 소득’으로 보고 2020년 구글코리아에 법인세와 법인지방소득세 1540억원을 부과했다. 저작권, 상표권, 기술 등 무형자산의 사용 대가를 의미하는 사용료 소득은 국내 원천징수 대상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구글코리아는 2023년 5월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코리아 측은 GAP에 보낸 돈은 싱가포르 법인의 ‘사업소득’에 해당해 국내 과세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과 2심은 모두 구글코리아의 손을 들어줬다. 구글 서버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센터 등 물적 설비가 싱가포르에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 등 부수적인 역할만 수행하는 구글코리아는 국제 조세 체계상 과세 대상이 되는 ‘고정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국세청은 글로벌 빅테크가 제기한 법인세 불복 소송에서 연전연패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행정법원은 종로세무서 등이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에 부과한 법인세 762억원 중 687억원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도 지난달 23일 2300억원대 법인세 불복 소송 1심에서 이겼다. 약 3100억원의 법인세 납부를 두고 국세 과세당국과 다툰 한국오라클도 최근 대법원에서 최종 승리했다.

최승재 세종대 법학과 교수는 “미국과 독일에선 조세소송의 입증 책임이 납세 의무자한테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국세청이 책임을 지고 있다”며 “조세 회피, 국부 유출 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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