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엄청난 실수" 경고한 이유가…中 진격에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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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모든 영역을 인공지능(AI)이 집어삼키고 있다. 전쟁에서 공격 결정조차 AI가 대신하는 상황이다. 거부할 수 있는 흐름은 아니다. 이 흐름에서 뒤처지면 물리적, 비용적 한계가 없는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에서 배제되고 ‘AI 식민지’로 전락할 수 있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최근 기자와 만나 “AI 기술에서 뒤떨어지면 국방, 안전, 노동 등 국가 필수 분야를 해외 빅테크에 의존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AI 레이스에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뛰어들고 있다.

현재 글로벌 AI 경쟁을 리드하는 국가는 미국이다. 스탠퍼드대가 최근 선정한 ‘주목할 만한(notable)’ AI 모델에서 최근 12년(2014~2025년)간 중국보다 미국이 약 8배 많았다. 실리콘밸리를 근거지로 한 구글(191개) 메타(86개) 오픈AI(59개) 등의 미국 기업들이 성능 좋은 AI 모델을 쏟아냈다. 미국의 주목할 만한 AI 모델이 560개에 달하는 데 비해 중국은 칭화대(26개) 알리바바(25개) 바이두(13개) 바이트댄스(10개) 등 74개에 그쳤다.

"미국의 엄청난 실수" 경고한 이유가…中 진격에 '초긴장'

최근 들어서는 얘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AI 모델이 30개나 이름을 올리며 미국(50개)과의 격차를 급격히 좁혔다. 회사도 딥시크, 문샷AI, 지푸AI, 미니맥스 등으로 다양해졌다. 국내 한 전문가는 “이 리스트는 각 국가 AI가 도달한 기술의 최전선과 영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의 AI는 향후 국방 AI, 피지컬 AI로 진화하기 때문에 중국의 부상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가 측정한 AI 모델 성능에서도 중국 모델은 미국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앤스로픽 모델이 1503점으로 가장 성능이 좋았고, xAI(1495점), 구글(1494점), 오픈AI(1481점) 등 다른 미국 기업이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중국의 알리바바(1449점)와 딥시크(1424점) 등의 AI 성능도 미국 기업과 큰 차이가 없었다. 2023년 3월 기준 1위와 2위였던 오픈AI(1322점)와 구글(1117점) 격차보다 훨씬 작은 것이다.

미국은 더 달아나려 하고 있다. 독보적인 AI를 다수 보유한 미국은 AI 인프라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딥시크 등 중국 기업이 ‘소프트웨어적 혁신’으로 미국 모델을 효율적으로 추격하자 천문학적 자본을 투입해 넘볼 수 없는 ‘물리적 해자’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구글(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미국 4대 빅테크는 올해만 AI 인프라에 7000억달러(약 1038조원)를 투자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 내 데이터센터는 5427개로 전 세계 나머지 국가를 합친 것보다 많다. 하지만 미국은 초격차를 원하고 있다. AI 무기화에 반대하며 미국 국방부(전쟁부)와 갈등을 빚은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조차 “미국 첨단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하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경고했다.

미국 다음으로 데이터센터를 많이 보유한 국가는 중국이 아니다. 독일과 영국이 각각 529개, 523개로 중국(449개)을 앞섰다. 데이터센터의 유럽 비중이 높은 건 미국 빅테크의 현지 건설과 미스트랄AI(프랑스), 알레프알파(독일) 등으로 대표되는 소버린 AI를 보유한 덕분이다. 브라질(197개) 멕시코(173개) 폴란드(144개) 등도 데이터센터 건설에 적극적이다. 15위까지 집계된 순위에 한국 이름은 없다.

전 세계 AI 특허는 74.2%를 보유한 중국이 미국(12.1%)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다른 국가가 실제 기술 개발에 인용한 특허는 미국(51.9%)이 중국(29.8%)을 여유 있게 앞섰다.

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AI 개발이 이뤄지면서 중국이 기술적으로 고립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탠퍼드대가 글로벌 각국 AI 특허 포트폴리오의 미·중 기술 유사도를 분석한 결과 미국보다 중국 기술에 근접한 국가는 한 곳도 없었다. 한국 일본 대만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이 미국 AI 기술과 높은 유사성을 보였고, 러시아와 인도마저 중국보다 미국 기술에 더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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