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조은]대출 잠시 풀리자 “빚내고 보자”… ‘패닉 대출’이 키우는 고금리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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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아 경제부 차장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로 은행이 대출 빗장을 살짝 풀려 하자 시장에서는 ‘일단 빨리 대출을 최대한 받아둬야 한다’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 내 집 마련을 못 한 사람들은 대출이 조금이라도 더 나올 때 빚내 집을 사야겠다고들 말한다. 이미 집을 계약하고 잔금을 치러야 하는 이들은 온라인 부동산 카페에 ‘잔금일 90일 전부터 대출을 신청받는 곳을 찾는다’는 글을 줄줄이 올리고 있다. 요즘 은행들은 통상 잔금일 30∼60일 전에 대출 신청을 받아주는데 ‘조기 신청’을 하고 싶다는 얘기다. 한 시중은행의 PB조차 대출 상담을 하며 “금리를 깐깐히 따지기보다 일단 많은 금액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할 정도다. 그는 빚을 최대한 받아둔 뒤 나중에 금리가 낮은 은행으로 갈아타라고 귀띔했다. 이 지침이 대출 가뭄기의 재테크 전략으로 자리 잡을 조짐이다. 정부가 ‘닥치고 공급’을 말로만 외치는 사이, 시장에선 ‘닥치고 대출’이 번질 분위기다. 이는 앞으로 대출받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정부가 8·13 부동산 대책으로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제한을 완화한 건 올해뿐이니 그럴 법하다. 은행들은 이번에 풀리는 대출마저 순식간에 소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잔금일이 연말인 사람들은 은행들이 닫아둔 대출 창구를 열기도 전부터 발을 동동 구른다. 정부의 가계대출 옥죄기 강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가 올해 6월 말 기준 2000조 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빚이 불어나는 속도는 4년 9개월 만에 가장 가팔라졌다. 가계의 대출 조급증은 코로나19 팬데믹 때 자영업자들의 ‘묻지마 대출’ 2탄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든다. 당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자영업자들이 폐업 위기에 처하자 정부가 이들을 위해 낮은 금리에 ‘코로나 대출’을 많이 풀었다. 문제는 자금난이 심하지 않은 가게 사장님들도 굳이 빚을 냈다는 점이다. ‘언제 위기가 커질지 모르니 저렴한 이자에 미리 자금을 확보해 두자’는 판단에서다. 당시 코로나 대출의 수혜자들은 최근 들어 고금리의 습격을 받고 있다. 내수 경기는 좋지 않아 장사가 안되니 빚 갚기가 쉽지 않은데 금리는 오르니 더 난감해졌다. 지금 자신의 상환 여력을 냉정히 따져보지 않은 채 빚부터 내는 이들은 상황이 이렇게 꼬이기 쉽다. 더구나 코로나 때는 초저금리였지만 지금은 고금리기의 초입임을 명심해야 한다. 고금리 공포가 고조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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