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정 산업1부 차장 정부와 SK, GS, 네이버 등 주요 기업들이 대규모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구축 속도전에 한창이다. 반도체에 이어 AIDC가 AI시대 새로운 ‘병목 구간’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2035년까지 구축하겠다는 AIDC 18.4GW는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용량의 약 10배다. 100MW급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단순 환산하면 184개를 새로 지어야 하는, 그야말로 도전적인 규모다. 그런데 이미 AIDC 구축 붐이 한창인 미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그 ‘청사진’이 순조롭게 흘러가지 않을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AI 열풍을 타고 앞다퉈 추진됐던 미국 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가운데 상당수가 취소되거나 착공이 미뤄지고 있는 것. 막대한 물과 전력을 소비하고 환경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주민들의 반대 움직임도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8월 31일(현지 시간)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인다면 그 책임은 여러분 자신에게 있다”고 경고했지만 반대 여론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또 빅테크들의 인프라 확보 경쟁 속에 천문학적인 AIDC 건설·개발 프로젝트가 예고되고 있지만 이 중 얼마나 실제로 건설과 가동으로 이어질 ‘진짜 수요’인지를 두고도 의심이 일고 있다. 외신에서는 AIDC 프로젝트 중 상당수가 불확실한 수요라며 이를 ‘유령 수요(ghost demand)’라고까지 표현하고 있다. 물론 AIDC는 AI 모델과 에이전트가 학습하고 추론하는 데 필요한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AI시대 필수 인프라로서, 지금도 계속 지어지고 앞으로도 지어질 수밖에 없는 설비인 것은 맞다. 북미의 AIDC 기피가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병목이 커지면 커질수록 AIDC가 귀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 하지만 미국에서의 예고편은 AIDC가 짓는 것도 어렵지만, 짓는다고 ‘돈’이 꼭 된다는 보장도 없다는 걸 보여준다. 전력망·수자원·환경 인프라를 갖추지 않고서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어렵고 또 짓는다고 해도 그걸 효과적으로 활용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건 또 다른 차원의 과제다. 그런데도 우리의 AIDC 논의는 아직 18.4GW 등 데이터센터 용량과 투자액에 매몰되어 있다. 전기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집어넣으면 연산 능력이 생겨나겠지만, 그것이 ‘AI 허브’가 될 만한 경쟁력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누가 무엇을 계산하고, ...
[광화문에서/장윤정]AI데이터센터 ‘규모의 함정’… 18.4GW 숫자와 경쟁력은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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