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와 창진원이 개발한 교과서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기회를 포착하는 사고방식과 행동’으로 정의했다. 과거 기업가들의 역사를 배우는 수업이 아니라 실제 창업 사례와 다양한 실습 활동, 창의적 문제 해결 과정을 통해 기업가정신을 체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공개 수업에서 삼괴고 학생들은 체험형 관광상품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전략, 교실 내 전자 칠판의 전력 소비를 줄여 탄소배출 저감에 기여하는 방법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토론을 거쳐 최적의 해결책을 도출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우리는 저성장 시대에 저출산 고령화라는 난도 높은 과제도 안고 있다. 지금 한국에서 가장 필요한 건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지향하며 끊임없이 도전을 이뤄내는 젊은 인재들이다. 이러한 도전을 북돋아주는 게 바로 기업가정신이다.한국은 한때 기업가정신이 매우 충만한 나라로 평가받았지만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글로벌 기업가정신 연구(GEM) 2023·2024’에 따르면 전체 성인 인구 중 초기창업활동에 참여하는 비율은 10.2%로 2021년 13.4%, 2022년 11.9%에서 매년 낮아지고 있다. 글로벌 순위도 2021년 21위에서 2023년엔 30위로 떨어졌다.
기업가정신이 위축되고 있는 이유로는 실패에 대한 관용이 부족한 사회 분위기가 첫 번째로 꼽힌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기업가정신에 관한 국민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자신의 기업가정신 수준이 낮다고 답했다. 세대별 응답은 60대 이상이 51.2%로 가장 높았고 20대는 37.9%에 그쳤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함께 학교 안팎의 기업가정신 교육 부족도 이유로 제시됐다.
한번 실패하면 낙오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함을 가진 젊은이들은 안정적이고 편한 일자리에 몰리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인식해 불확실성을 떠맡는’ 기업가정신은 무모해 보이고 남의 일처럼 여겨질 수 있다. 한국이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것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등의 산업을 일군 1세대 창업가들의 충만한 기업가정신 덕분이었다. 국내 주요 기업 창업주들은 거침 없는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농업 한국을 경제 강국으로 퀀텀점프 시켰다.지금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구글, 엔비디아, 메타 등은 젊은 창업주들의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성장한 기업들이다.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동력이 필요한 한국에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인 기업가정신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청소년 기업가정신 교육을 확대함과 동시에 ‘실패해도 괜찮다’며 두려움 없는 도전을 응원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확산되었으면 한다.
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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