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상 정치부 차장 “왜 (감찰을) 하느냐.”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2016년 12월 국회에서 자신의 비위 의혹을 감찰했던 이석수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특감)에게 이런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세간에 우 전 수석이 “형, 왜 이래. 어디 아파”라고 강하게 항의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우 전 수석이 해당 발언은 부인했지만 불만을 드러낸 사실은 인정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특감에 힘을 실어줬다면 실세 수석이 항의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권력의 속성상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인척, 청와대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감 후보자로 최길수 변호사를 지명했다. 이 전 특감의 중도 사퇴 이후 문재인, 윤석열 정부가 방치했던 10년의 특감 공백이 곧 끝난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특감 지명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특감 임명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지만 여야 줄다리기 속에 지명까지는 1년 2개월이 걸렸다. 특감은 대통령 가족과 측근에게 감시의 눈을 들이대고 회초리를 휘두르는 불편한 존재다. 지난해 12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특감을 꼭 임명하겠다”고 언급했을 때 여권 핵심 관계자는 “빨리 특감을 임명한다고 무슨 이득이 있느냐. 국회에 빨리 추천해 달라고 조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청와대와 국회, 여당과 야당 간 핑퐁 게임이 정치적으로 나쁠 게 없다는 것이다. 특감을 운용하면서 감찰 대상을 수석급 이상에서 어떻게 넓혀 나갈지도 고민해야 한다. 청와대 실세는 직급이 아니라 대통령과의 거리가 결정하는 것을 누구나 안다. 박근혜 정부 ‘문고리 3인방’, 문재인 정부 ‘진문’(진짜 친문재인) 비서관, 윤석열 정부 검찰 출신 비서관과 소위 여사 라인 실세 행정관 등이 실세로 꼽혔다. 지금 청와대에서도 김현지 부속실장과 민정라인의 대통령 변호인 출신 비서관이 주목받고 있다. 특감 대상을 넓혀 정권 핵심부 청와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권력형 비리를 막는 길이다. 야당은 감찰 대상을 청와대 1급 이상으로 확대하고 비위 행위에 ‘권한을 넘어선 영향력 행사’를 추가하는 법안을 발의해 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대통령의 의지다. 특감 대상에는 부인 김혜경 여사와 아들 동호, 윤호 씨가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동호 씨 결혼식에서 “평범하지 않은 아버지를 만나 너무 고생시켜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광화문에서/박훈상]“왜 감찰을 하느냐” 정권 실세가 해선 안 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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