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에 대한 미국인의 불만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줬다.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점을 공략하며 재임 기간 물가를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8월 “취임 첫날부터 인플레이션을 끝내고 미국을 다시 저렴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취임 6주가 지난 현재 미국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 인하를 진지하게 생각하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미국인이 지지하지 않는 관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옹호한다. 그는 “값싼 상품에 대한 접근이 아메리칸 드림의 본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다자간 무역 협정 지지자들이 이 점을 간과했고, 이는 미국 국민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관세는 국제 무역 시스템이 임금 억제, 환율 조작, 엄격한 규제가 아니라 독창성, 안보, 법치 및 안정성에 보상하도록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베선트 장관은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입장이다. 과거 관세를 연구한 경제학자들은 관세가 철폐된 후에도 영향이 지속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베선트 장관이 제안한 바처럼 트럼프 관세의 목적이 불법 마약과 이민자의 미국 유입에 대한 행정부의 협상 입지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공평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면 관세가 빨리 해제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으로 물가 급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관세는 수입 국가에서 납부하는 수입세다. 캐나다, 멕시코, 중국, 유럽연합(EU)은 미국 금고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붓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수입업자에게 세금을 부과할 것이며, 이들은 비용 증가를 완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물가가 임금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면 아메리칸 드림을 달성하기 훨씬 어려워진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에 관해 중요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저가 수입품은 미국 소비자에게 이익이 될 수 있지만, 경쟁력 없는 미국 생산자에게 피해를 준다고 생각한다. 이들이 생산을 줄이거나 문을 닫아 좋은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진다. 실직한 근로자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더라도 저임금 일자리가 대부분이어서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같은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정부 비용이 증가한다. 저가 수입품은 의도하지 않은 나쁜 결과, 즉 ‘부정적 외부효과’를 초래한다.
트럼프 관세는 위험한 도박칼럼
트럼프 대통령은 일시적 혼란이 있더라도 본인 전략이 미국 제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외국 기업이 미국으로 시설을 이전해 미국 근로자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 높은 임금이 물가 상승을 상쇄해 모두 잘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트럼프 전략을 실행하는 데 대중의 지지가 부족하다. 미국인은 중국에 기꺼이 관세를 부과하겠지만 캐나다, 멕시코, EU에 대한 관세 인상에는 반대한다. 고임금 일자리가 더디게 늘어나는 동안 물가가 먼저 상승한다면 인내심이 사라질 수도 있다. 트럼프의 대통령직과 미국 경제의 미래가 걸린 ‘위험한 도박’이다.
원제 ‘Trump Bets the Economy on Tariff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