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삶의 질 좌우하는 디지털 역량[내 생각은/배연일]

2 days ago 6
디지털 역량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다. 이는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우리는 일상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열차표를 사고,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는가 하면 영화표 구매, 음식 주문은 물론 행정기관 서류 발급도 키오스크를 통해 한다. 어디 그뿐인가. 은행에 가지 않고도 송금하고, 창구보다 더 높은 이율을 주는 적금에 가입한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거의 모든 분야에서 키오스크 사용이 늘었으며, 특히 요식업 및 생활편의 분야에서는 보급 개수가 더 많이 증가했다. 문제는 고령층이다. NIA ‘2023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를 보면 일반 국민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100으로 할 때 고령층은 70.7%로 저소득층, 장애인, 농어민보다 낮았다.

실제 고령층은 디지털 역량 부족으로 일상생활에서 참으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각종 업무를 여전히 현장에 직접 가서 해결한다. 불편할 뿐 아니라 본의 아니게 손해를 볼 때도 적지 않다. 예컨대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숙박료 할인 혜택 등에서도 고령층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앱이나 인터넷을 잘 사용할 줄 모르니 구직 활동도 쉽지 않다. 때로는 키오스크 앞에서 헤매다가 뒤에 줄을 선 젊은이들의 눈총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면 해당 기관이나 시설에서 키오스크 조작을 도와준다든가, 각종 할인 행사 때 일정 분량의 할인권은 주민센터 등을 통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역부족이다. 디지털화·무인화는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격차를 줄이려면 고령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더욱 강화하는 게 급선무다. 다만 고령층 사이에서도 격차가 커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대학생들이 일대일 교육 자원봉사를 하거나 아르바이트 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장소는 각종 복지관과 주민센터, 대한노인회 전국 지회 등을 활용하면 된다. 고령층도 배우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시대에 적응하려는 강한 의지와 노력만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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