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거의 모든 분야에서 키오스크 사용이 늘었으며, 특히 요식업 및 생활편의 분야에서는 보급 개수가 더 많이 증가했다. 문제는 고령층이다. NIA ‘2023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를 보면 일반 국민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을 100으로 할 때 고령층은 70.7%로 저소득층, 장애인, 농어민보다 낮았다.
실제 고령층은 디지털 역량 부족으로 일상생활에서 참으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각종 업무를 여전히 현장에 직접 가서 해결한다. 불편할 뿐 아니라 본의 아니게 손해를 볼 때도 적지 않다. 예컨대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숙박료 할인 혜택 등에서도 고령층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앱이나 인터넷을 잘 사용할 줄 모르니 구직 활동도 쉽지 않다. 때로는 키오스크 앞에서 헤매다가 뒤에 줄을 선 젊은이들의 눈총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면 해당 기관이나 시설에서 키오스크 조작을 도와준다든가, 각종 할인 행사 때 일정 분량의 할인권은 주민센터 등을 통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역부족이다. 디지털화·무인화는 시대의 흐름이기 때문이다.디지털 격차를 줄이려면 고령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더욱 강화하는 게 급선무다. 다만 고령층 사이에서도 격차가 커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대학생들이 일대일 교육 자원봉사를 하거나 아르바이트 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장소는 각종 복지관과 주민센터, 대한노인회 전국 지회 등을 활용하면 된다. 고령층도 배우고자 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시대에 적응하려는 강한 의지와 노력만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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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연일 전 포항대 사회복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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