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용강동의 조박집. 돼지갈비 1인분에 250g으로 가격은 2만 원이다. 김도언 작가 제공 김도언 소설가 노포를 찾아다니다 보면 문을 들어서는 순간 들려오는 소리와 냄새,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표정만으로 그 집의 정체성이 선명하게 각인되는 곳이 있다. 서울 마포구 용강동 ‘조박집’도 내게는 그런 곳이다. 조박집은 1979년 조 씨 성을 가진 남편과 박 씨 성의 아내가 외식업을 시작하면서 문을 열었다. 조박집이라는 이름으로 지금의 마포에 자리를 잡은 건 1984년이라고 한다. 어느덧 40년을 훌쩍 넘긴 노포다. 지금은 2대가 가업을 잇고 있다. 조박집은 미식가들 사이에서 ‘돼지갈비 성지’로 통한다. 내로라하는 고깃집이 많은 마포에서도 손에 꼽히는 집이다. 직접 갈비를 떠 양념하고 숙성하는 것이 이 집이 오랫동안 지켜온 방식이다. 양념은 지나치게 달거나 자극적이지 않다. 숯불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면 돼지갈비 특유의 구수한 냄새와 양념의 달큰한 향이 함께 올라온다. 여기에 노린내가 날 수도 있는 돼지고기를 지그시 달래는 상큼한 동치미국수까지 더해지면 입안이 더없이 개운해진다. 돼지갈비와 동치미국수가 오랫동안 단골들에게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로 사랑받아 온 이유다. 그런데 내가 조박집을 특별히 기억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서두에서 얘기한 대로 이 집이 뿜어내는 특유의 분위기 때문이다. 조박집은 음식을 먹는다기보다 일종의 잔치를 벌인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집이다. 두세 명이 한 테이블을 차지하기도 하지만,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이면 대부분 단체 손님들이 일렬로 세팅된 테이블을 채운다. 그들이 직장 동료이건 동창회나 동호회의 구성원이건 연출되는 풍경은 대동소이하다. 박장대소가 터지고, 술잔이 깨질 듯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구호와 노랫소리도 들린다. 그리고 불판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며 돼지갈비가 지글지글 익어간다. 사람들 이야기에 정신을 팔다 보면 어느 순간 불판 위 고기가 까맣게 타버리기 십상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불판 위 돼지갈비를 눈에 불을 켜고 지키는 한 사람이 있다. 어디든지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경이로운가. 고기는 지글지글 익어가고 사람들은 왁자지껄 떠든다. ‘지글지글’과 ‘왁자지껄’은 돼지갈비 전문점 조박집만이 만들어내는 풍속어다. 나 역시 조박집과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 시인으로 등단하던 날, 시상식이 끝나고 뒤풀이를 이 집에서 했다. 불판 위에서는 갈비가 익어가는데, 테이블 위에서는...
“고기 좀 구워야겠다” 싶은 날… 지글지글 왁자지껄 갈비 한 점[김도언의 너희가 노포를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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