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관련 기술 개발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수소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을 전기로 분해하는 수전해(water electrolysis) 기술은 친환경 수소 생산 방식이다.
양이온 교환막 수전해(PEMWE)는 고순도 수소를 고압으로 생산할 수 있어 차세대 수소 생산 기술로 평가받는다. 기존 PEMWE 기술은 고가의 귀금속 촉매와 코팅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상용화에 한계를 안고 있었다. 국내 연구팀이 이러한 기술·경제적 병목을 해결할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이광형)은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 연구팀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이창근) 두기수 박사와 공동연구를 통해 고가의 백금(Pt) 코팅 없이도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수전해 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촉매층·확산층 계면 전자 전달 저항 관련 인포그래픽. [사진=KAIST]](https://image.inews24.com/v1/4d4441b7a4d804.jpg)
연구팀은 수전해 전극에서 고활성 촉매로 주목받는 ‘이리듐 산화물(IrOx)’이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주된 원인에 집중했다. 그 이유는 전자 전달이 비효율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고 그 해결책으로 단순한 촉매 입자 크기 조절만으로도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에서 이리듐 산화물 촉매가 백금 코팅 없이도 우수한 성능을 내지 못하는 이유가 수전해 전극에서 본래부터 함께 사용되는 핵심 구성 요소인 촉매–이온전도체(이오노머)–Ti(티타늄) 기판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자 이동 저항’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촉매–이오노머–티타늄 기판 사이에서 전자 통로가 차단되는 ‘핀치 오프(pinch-off)’ 현상이 전도성 저하의 핵심 원인임을 규명했다. 이오노머는 전자 절연체에 가까운 특성을 갖는다. 촉매 입자 주위를 감쌀 경우 전자 흐름을 방해한다.
이오노머가 티타늄 기판과 맞닿은 경우 티타늄 기판의 표면산화층에 전자 장벽이 형성돼 저항을 더욱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다양한 입자 크기의 촉매를 제작·비교하고 단일 셀 평가와 다중 물리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리듐 산화물 입자의 크기를 20 나노미터(nm) 이상 크기의 촉매 입자를 사용할 경우, 이오노머 혼합 영역이 줄어들어 전자 통로가 확보되고 전도성이 회복된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정밀한 계면 구조 설계를 통해 반응성을 확보하면서도 전자 이동을 동시에 보장하는 계면 구조 최적화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불가피하다고 여겨졌던 촉매 활성도와 전도도 사이의 상충 관계를 정밀한 계면 설계로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김희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성능 수전해 기술의 병목현상이었던 계면 전도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인터페이스 설계 전략을 제시한 것”이라며 “백금 등 고가 소재 없이도 고성능을 확보할 수 있어 수소 경제 실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박지수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논문명: On the interface electron transport problem of highly active IrOx catalysts)는 국제학술지인 ‘에너지와 환경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6월 7일 자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