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신인상을 받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습니다.”
올 시즌 KPGA투어 신인상(명출상) 포인트 1위를 달리는 사돔 깨우깐자나(태국·사진)는 “하반기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이어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30일 경기 광주 강남300CC(파70)에서 열린 KPGA투어 동아회원권그룹오픈 3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만난 그는 “KPGA투어 역사상 한국계가 아닌 선수가 신인상을 받은 적이 없다고 들었다”며 “올해 시상식에서 꼭 상을 받고 싶다”고 했다.
KPGA투어가 1978년 신인상을 제정한 이후 지난해까지 43명(공동 수상 포함)의 주인공이 탄생했다. 이 중 외국인은 존 허(미국·2011년)와 이원준(호주·2020년) 두 명뿐이다. 두 선수 모두 한국계로 순수 외국인 수상자는 없었다.
순수 외국인 선수로 KPGA투어 최초 신인상 수상에 도전하는 사돔 깨우깐자나는 태국 남자골프의 간판이다. 세계랭킹 271위로 태국 선수 중 가장 높다. 한때 세계랭킹 75위까지 올랐다. 2019년 데뷔해 아시안투어를 주무대로 뛰는 그는 지난 5월 KPGA투어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주관한 코오롱한국오픈에서 우승하며 KPGA투어 5년 시드를 받았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올 시즌 3개 대회에만 출전했음에도 신인상 레이스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동안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 대회만 출전한 그는 “하반기 첫 대회인 동아회원권그룹오픈을 기점으로 당분간 한국에 체류하며 KPGA투어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올 시즌 목표를 KPGA투어 신인상 수상과 함께 DP월드투어 공동 주관인 제네시스챔피언십 출전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23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제네시스챔피언십은 직전 대회 종료 기준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 36명만이 출전할 수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는 여자친구 짜라위 분짠(태국)의 도움으로 한국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는 사돔 깨우깐자나는 “제네시스챔피언십 출전 자격을 얻는 게 1차 목표”라며 “제네시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DP월드투어 시드가 주어지기 때문에 기회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DP월드투어 퀄리파잉(Q)스쿨도 신청했다”며 “한국 무대를 발판 삼아 DP월드투어에 진출해 세계적인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