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중국 지린성 옌지시에 자리 잡은 골프존 시티골프 옌지점에 중국 언론의 이목이 쏠렸다. 18개 홀과 상업 부대시설을 포함해 2만5000㎡ 규모에 18개 스크린과 그린을 갖춘 새로운 형태의 골프장에서 총상금 1000만위안(약 19억원), 우승상금 300만위안(약 5억8500만원)을 내건 ‘골프존 차이나오픈’이 막을 내리면서다. 티샷과 아이언은 스크린에서, 그린 주변 쇼트게임은 그린 주변에서 플레이한 이 대회를 놓고 신화통신, 인민일보 등 중국 주요 언론은 “혁신적인 디지털 스포츠 플랫폼”이라고 평가했다.
골프존이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에서는 스크린골프와 필드골프를 결합한 ‘시티골프’, 미국에서는 골프 시장 증가세와 함께 수요가 커지는 시뮬레이터 판매가 주 무기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 정체기를 맞은 스크린골프 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골프존은 현재 미국과 중국, 베트남 등 세계 64개 국가에서 스크린골프 매장 35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뒤 국내에서는 골프 호황기가 저물어가는 분위기지만 해외에서는 스크린골프에 대한 관심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시티골프는 골프존이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카드다.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필드골프와 스크린골프를 결합한 방식으로, 타이거 우즈와 로리 매킬로이가 합작해 지난해 출범한 스크린골프리그 TGL과 비슷하다. 다만 TGL은 한 개 그린을 18번의 변형을 거쳐 매 홀 활용하는 반면 시티골프는 18개의 독립된 스크린과 그린을 갖췄다. 지난해 톈진에 1호점을 낸 뒤 이번 옌지 2호점을 열면서 중국에서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시장은 기대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65억원에 그친 북미 지역 매출은 2023년 291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 매출은 448억원에 이를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골프 시뮬레이터 판매가 핵심 사업이다. 지난해 말 출범한 TGL로 골프 시뮬레이터에 쏠리는 관심이 커졌고, 단독주택이 많은 북미 지역 주거 특성상 가정에서 시뮬레이터를 이용하는 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골프존 관계자는 “지난 6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CC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U오픈 현장에 골프존 체험 공간을 운영했는데 약 30분간 대기가 발생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며 “TGL로 생긴 골프 시뮬레이터에 대한 관심이 구매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인 만큼 골프존에는 큰 기회”라고 설명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