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끄는 장징 총감독이 한국을 상대로 펼치는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는 건 "호랑이 이빨 뽑기와 같다"는 평가를 하였다.
1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장징 총감독은 "우리의 오랜 라이벌이자 모든 역량이 뛰어난 한국과의 경쟁이 가장 힘들 걸로 예상했다"며 한국을 상대로 금메달을 따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솔직하게 밝혔다.
한국은 지난 7일 개막한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쇼트트랙 종목에서만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쓸어 담은 '최강국'임을 입증했다. 텃밭에서 경기를 펼치며 일방적인 응원까지 받았던 중국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를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로 마쳤다.
장징 총감독은 지난 9일 여자 계주 3000m에서 따낸 금메달이 가장 값지다고 평가했다. 해당 경기에서 한국의 김길리(성남시청)는 마지막 바퀴 직선 주로에서 1위로 달리던 중, 중국 궁리에게 인코스를 내주고 블로킹을 시도하다가 접촉해 넘어졌다.
장징 총감독은 계주 3000m 경기에 대해 "애초에 기대치가 높지 않았다"며 "마음 놓고 경기에 임하자고 했고, 그저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을 이끄는 에이스 듀오로 꼽히는 김길리와 최민정(성남시청)에 대해서는 "한국 최고의 선수인 둘은 경험도 풍부하고 실력도 뛰어나다"며 "하지만 우리 여자 선수들도 스피드와 지구력을 갖췄다. 그들과 우리의 격차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에서 귀화한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넘어져 금메달을 놓친 혼성 계주 2000m에 대해선 "실망스럽지만 어쩔 수 없는 결과"라고 평했다. 장칭 총감독은 "혼성 2000m 계주는 금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이었는데, 예상치 못한 실수로 금메달을 놓쳤다"면서도 "스포츠는 원래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7일부터 9일까지 진행한 쇼트트랙 9개 세부 종목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를 휩쓸며 압도적 기량을 뽐냈다. 이는 역대 동계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이다. 종전 쇼트트랙 최고 기록은 2003년 아오모리 대회의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였다.
쇼트트랙의 활약과 함께 한국 선수단은 10일 기준 중국에 이어 메달 순위 2위에 자리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